<출처 : thefost Flickr>
4장.
道沖,
도충,
4장
도는 텅 비어있다.
그러나 아무리 퍼내어 써도
고갈되지 않는다.
그윽하도다.
만물의 으뜸 같도다.
날카로움을 무디게 하고
얽힘을 푸는도다.
그 빛이 튀쳐남이 없게 하고
그 티끌을 고르게 하네.
맑고 맑아라!
저기 있는 것 같네.
나는 그가 누구의 아들인지 몰라.
하느님보다도 앞서는 것 같네.
도는 텅 비어있다.
그러나 아무리 퍼내어 써도
고갈되지 않는다.
그윽하도다.
만물의 으뜸 같도다.
날카로움을 무디게 하고
얽힘을 푸는도다.
그 빛이 튀쳐남이 없게 하고
그 티끌을 고르게 하네.
맑고 맑아라!
저기 있는 것 같네.
나는 그가 누구의 아들인지 몰라.
하느님보다도 앞서는 것 같네.
이번 장은 비움의 미덕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만약 잔의 내부가 비어있지 않고 무었인가로 가득 차 있다면, 그 잔은 잔의 기능을 상실한 것입니다. 만약 집안이 비어 있지 않다면 그 집에는 사람이 들어가 살 수가 없을 것입니다. 집안의 세간살이가 늘어 집안이 빡빡한 것을 보며 사람사는데 뭐가 이리 많이 필요하나 생각 해 봅니다.
요즘 세상살이를 보면 비우기보다는 채우려 몸부림치며 살아갑니다. 남들보다 더 많이 가져야 하고, 더 높이 올라야 합니다.
첫 구절, "도는 텅 비어있다. 그러나 아무리 퍼내어도 써도 고갈되지 않는다."라는 구절에 왕필은 다음과 같은 멋진 주석을 달았다고 합니다.
한 집안을 다스릴 수 있는 역량의 소유자는 그 집안을 온전히 다스릴 수 없다. 한 나라를 다스릴 수 있는 역량의 소유자는 그 나라를 온전히 이룩할 수가 없다. 있는 힘을 다하여 무거운 것을 든다는 것은 결코 쓰임이 될 수가 없다.
경제학에서 얘기하는 최대효율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하루 최대 100개의 물건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100개를 만드는 것이 효율성으로 따지면 최대일 것입니다. 하지만 최대역량을 발휘해서 매일 100개의 물건을 만든다면 그 근로자는 얼마가지 못해서 일을 그만두게 될 것입니다. 일상적으로 100개의 물건을 만드는 일을 꾸준히 해 내기 위해서는 100개를 상회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일을 해야 하거나, 100개보다 적은 물건을 만들어야 될 것입니다.
겨우 한 나라를 다스릴만한 역량을 가진 사람이라면 국정 운영한다면 매일 일에 치여서 허덕일 것입니다. 역량이 그 이상이 되는 사람이라야 여유를 가지고 제대로 나라를 운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있는 힘을 다하여 무거운 것을 든다는 것은 결코 쓰임이 될 수가 없다."
매우 의미심장한 말입니다. 이 대목에서 김용옥 선생은 세계적인 역도선수 슐레이마놀루를 떠 올립니다. 자신의 몸무게의 3배를 들어 올리는 이 사람은 노자가 보기에는 쓸모가 없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기록을 세웠지만 그 극한까지 체험, 즉 자신의 잔을 가득 채움으로서 은퇴 후에 적지 않은 부작용에 시달리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런 올림픽 구호, 더 빨리, 더 높게, 더 쎄게!의 논리가 인간세에 그대로 적용된다면 큰 일이라는 이야기를 하십니다.
그 동안 우리는 죽으라고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너무 빠르지 않게, 높지 않게, 쎄지 않게 사는 지혜를 노자에게서 배워야하지 않을까요?
- 책 쟁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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