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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문당 - 함께 만드는 책 놀이터
독서 후기

엄마 이야기는 읽고 싶지 않았지만.. - 엄마를 부탁해

by 예문당 2011. 1. 26.

'엄마'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어떤 생각이 나시나요? 저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여러가지 감정이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엄마에 대한 미안함, 고마움, 엄마가 되고 나서의 느낌 등등요.

그래서 이 책은 읽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가 느끼는 엄마에 대한 이야기, 감정이 드라마, 소설 이상인데.... 책으로까지 느껴보고 싶지는 않아서 무관심한 척 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책이 제 앞에 나타났습니다. 읽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바로 이 책입니다. '엄마를 부탁해'


엄마를 잃어버리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 책은 시점이 좀 독특합니다. 총 4장으로 나뉘어져있는데, 딸, 아들, 남편, 엄마의 시선으로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요. 결말이 생각했던 방향으로 흘러가지는 않았습니다. 자세한 스토리는... 덮어두기로 하겠습니다. ^^;;;


평소에 소설은 거의 읽지 않았습니다. 학창시절에 문학소녀였던 적도 없었지요. 작년에 읽었던 39권의 책 중에서, 소설은 '덕혜옹주'[링크] 딱 한편 뿐이었습니다. 소설을 읽을 여유가 없었던 것일까요? 

우리는 가진 것에 대해서는 당연하게 여기고,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만 아쉬움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죠. 난자리는 티가 나잖아요. 소설 속에서도 엄마가 계실 때에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다가, 어느날 엄마가 사라지고 나서야 엄마의 존재감을 느끼게 되지요. 잘한일, 잘못한일 등등.... 


이 소설 속에서 느끼는 것은 가족 소통의 부재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잘 되면 내탓, 안되면 엄마탓을 해보기도 했던 것 같고, 엄마에게 참 못되게 굴었었습니다. 엄마를 절대 이해할 수 없었죠.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둘이나 낳고 지내다보니 조금씩 아주 조금씩 엄마를 이해하면서 죄송한 마음도 더불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래도 표현은 못하겠더군요. -_-;;;


책 안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모녀관계는 서로 아주 잘 알거나 타인보다도 더 모르거나 둘 중 하나다."

- 25쪽 <엄마를 부탁해>
 

저는 늘 후자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들만 둘인 저에게 엄마에겐 딸이 필요하다며 건네는 말들도 그냥 웃어넘기고 말았습니다. 저에게는 딸이 없는 편이 나은 것 같다고 스스로 생각하고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지내다보니, 그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저희 엄마는 올해 60세가 되셨는데요, 작년에 문자메시지 보내는 방법을 배우시고 나서, 뜻밖의 메시지들을 보내주시고 계시거든요.

엄마가 저에게 보내주신 문자메시지인데요, 이렇게 ♥를 보내주시고, 문자로는 따스하게 말씀해주시는걸 보고 이것이 엄마의 속마음이었나.. 생각하며 눈물도 흘렸었습니다. 남들은 이해하지 못해도 저에게 우리 엄마는 시어머니보다 더 무서운 분이거든요.


이 책이 문학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뭐 그런 것은 잘 모릅니다. 제가 이 책을 읽고 시험을 볼 것은 아니니까요.

다만, 잃어버린 엄마에 대한 이 가족들의 생각과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의 엄마, 나의 가족은 누구나 떠올리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0·50대의 여성분이나 엄마가 시골에 계시고 혼자 도시로 나와계시는 분들이라면 더욱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읽어보시고, 이 책을 매개로... 가족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 얼굴을 보고 말할 자신은 없지만, 이 페이지에는 글로 적어보고 싶습니다.
엄마가 이 글을 안보시겠지만요. "엄마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

엄마를 부탁해 - 8점
신경숙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2008년 11월 10일 초판 1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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