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아빠와 딸의 대화를 들어 보죠.

아빠가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미래가 신발을 자랑하며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미래 : 아빠, 다녀오셨어요?

아빠 : 그래. 우리 미래가 오늘 무슨 기분 좋은 일이 있었나 보네?

미래 : 예, 제가 그동안 모아둔 용돈으로 마음에 드는 운동화를 하나 샀어요. 얼마나 갖고 싶었는지 몰라요.

아빠 : 어디 한 번 보자. 다른 운동화랑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은데 가격은 얼마나 하니?

미래 : 이게 얼마나 특별한 운동화인데요. 가격은 좀 비싸도 다른 운동화하고는 차원이 달라요.

엄마 : 말도 말아요. 이 운동화 사느라고 오늘 3시간을 헤매고 다녔답니다. 매장 점원이 더 싸고 좋은 다른 운동화를 추천했는데 한사코 이걸 사겠다고 온 동네를 헤매고 다녔어요.

미래 : 에이, 엄마. 그래도 제가 모은 용돈으로 어쩌다 한 번 그런 것이니 너그럽게 이해해주세요.

아빠 : 그동안 고생해서 모은 돈으로 마음에 드는 물건을 샀다고 하니 아빠도 기분이 좋구나. 그런데 하나만 물어보자. 너는 왜 나이키 운동화를 샀니?

미래 : 멋지잖아요. 친구들도 모두 좋다고 하고 TV에도 자주 나오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가 좋아하는 축구선수가 이 운동화를 신은 모습을 봤거든요.

아빠 : 그럼 넌, 나이키라는 회사의 마케팅에 의해서 구매를 하게 된 것이구나.

미래 : 마케팅이요? 그게 정확히 어떤 뜻인지는 몰라도 저는 제가 결정해서 이 운동화를 산 거예요.

아빠 : 물론 맞는 말이야. 하지만, 네가 그 제품을 선택하기까지는 너도 모르는 신발회사의 상당한 마케팅 작업이 있었단다.

미래 : 정말요? 그럼 마케팅은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 판매자가 소비자를 유혹하는 것인가요?

아빠 : 와, 이해력이 놀라운데? 마케팅은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전달하기 위해 벌이는 모든 활동을 말해. 마케팅의 대가인 필립코틀러는‘마케팅이란 물건이 스스로 팔리게 하는 행위’라고 말했어.
그러니까 네가 이 운동화를 스스로 선택하도록 회사가 펼치는 TV나 신문을 활용한 광고, 유명스타에게 같은 옷이나 신발을 입히는 스타마케팅, 각종 세일행사 등이 모두 포함된단다.

미래 : 와, 신발 하나 파는데 그렇게 많은 마케팅이 숨어 있는지 몰랐어요. 물건이 스스로 팔리게 하는 행위가 마케팅이라고 하셨는데 그게 정확히 어떤 의미인 거죠?

아빠 : 아까 들어보니 판매사원이 다른 제품을 권했는데도 너는 한사코 나이키를 고집했다고 했잖니?

미래 : 네, 맞아요. 저는 이 운동화를 꼭 사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누가 설득해도 절대로 안 넘어갈 자신이 있었어요.

아빠 : 하하, 바로 그거야. 누가 권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사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마케팅의 매력이란다.

                                         -   '너는 왜 나이키 신발을 샀니?' <아빠, 경영학이 뭐예요?> 중에서 -

딸이 꽤나 비싼 유명 브랜드의 운동화를 구입했나 봅니다. 왜 딸은 그 운동화를 고집했을까요? 아빠는 소비자들이 자신들의 상품을 선택하게 하는 마케팅에 대하여 딸에게 설명합니다.

기업들은 자신들의 제품을 알리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각종 미디어에 자신들의 제품을 광고합니다. 또는 '티핑 포인트'에서 말하듯이 '선도자' 그룹에게 제품을 무상 제공하여 일반인들에게 확산시키는 전략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 외 다양한 방법으로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끊임없이 간섭하며 자신들이 제품을 선택하게 하기 위해 노력 중이죠.

요즘 청소년들에게 속칭 '교복'이라 불리는 노스페이스의 옷이 사회적 이슈입니다. 20~70만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데 입고 다니는 옷의 가격대별로 서열화가 된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죠.

사실 이런 현상은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청소년들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어느 어머니 모임에서 아이들이 노스페이스 패딩 사달라고 조르는 것을 가지고 한참 이야기하고 나서 계산을 하려고 지갑을 꺼내보니 어머니들 모두 LV지갑을 사용하고 있더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습니다. 2000년대 초, 제가 활동하던 한 인라인 동호회에서는 오클리 고글에 노스페이스 의상은 기본이었습니다. 

지금은 마치 큰 사회적 문제인 것처럼 사람들에게 회자되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 똑같은 일들이 반복되어질 것입니다. 이렇게 특정 제품을 너나할 것 없이 구매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특수한 또래 문화가 많이 작용합니다만, 그 뒷면에는 기업들이 자신들의 상품을 알리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기본이 되었겠지요.

오늘날 청소년들이 노스페이스 패딩을 너나할 것 없이 입고다니는 모습에 개탄할 것이 아니라 장차 그들이 기업의 마케팅에 휘둘리지 않고 똘똘하고 소신있게 소비활동을 할 수 있는 안목을 키워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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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1evergreen.tistory.com BlogIcon ♣에버그린♣ 2012.01.19 07: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페이스 진짜 문제는 문제 더라고요~
    게임케릭처럼 단가별로 계급도 있더라고요~ 에효~

    • Favicon of http://yemundang.tistory.com BlogIcon 예문당 2012.01.19 09: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 어릴적에는 운동화가 화제가 되었죠. 보통은 시장표 신발. 그러다가 TV에서 선전하는 신발을 신고 나타나는 친구라도 있으면 단번에 부러움의 대상이 되던 시절이. ㅎㅎ 그러다가 동네 건달 형님들께 빼앗기는 일도 있었고요.

  2. Favicon of http://donghun.kr BlogIcon 멀티라이프 2012.01.19 07: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제긴 문제인데..
    막상 학교에 가보면 패딩을 대부분 입고 있긴 하지만,
    노스페이스 패딩은 그리 많지 않지요.
    방송에서 너무 부플린것도 있고 그래요..

    • Favicon of http://yemundang.tistory.com BlogIcon 예문당 2012.01.19 09: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집단마다 다른듯 합니다. 강남쪽은 노스페이스는 이미 유행이 지났다고 하더라고요. 다시 또 다른 유행이 오겠지요. 이런 얘기하면 언론에서 부풀린것을 너희들이 확대 재생산하냐는 분들도 계시지만 청소년 스스로가 한 번 생각해 볼 문제인 듯 합니다.

  3. Favicon of http://nohji.com BlogIcon 노지 2012.01.19 07: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른들부터 '메이커, 메이커'하면서 난리를 치기도 하니까요...

  4. Favicon of http://impeter.tistory.com BlogIcon 아이엠피터 2012.01.19 07: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 아이들은 주로 홈플러스,이마트와 같은 상품을 삽니다.
    지금은 모르지만 커서 노스페이스를 알더라도 스스로 돈을 벌지 않으면
    절대 안 사줄 것입니다.

  5. Favicon of http://jongamk.tistory.com BlogIcon 핑구야 날자 2012.01.19 08: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0대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더라구요

  6. Favicon of http://slds2.tistory.com BlogIcon ★입질의 추억★ 2012.01.19 08: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근데 LV지갑이 뭐죠? ^^;;

  7. Favicon of http://daddymoo.tistory.com BlogIcon 아빠소 2012.01.19 09: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래 노스페이스가 학생용 브랜드는 아니잖아요. 꽤 비싼 아웃도어 상품인데
    그걸 친구들이 입는다고 사달라면 다 사주는 부모들도 문제지요. 근데 지금처럼
    교복이 되어버렸으니 이젠 안사줄수도 없는 노릇이고. 또 가격대별로 계급이
    정해졌다면? 그것참, 기가 찰 일이네요. 그럼 주눅들지 말라고 최고급 점퍼를
    사줘야 하나요?

    • Favicon of http://yemundang.tistory.com BlogIcon 예문당 2012.01.19 10: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지역별로 편차가 심한 것 같습니다. 서울 특히 강남쪽에서는 이미 지나간 이야기라고도 하는데, 지방에 살고 있는 주변 지인에게 직접 이 옷때문에 아이가 놀림을 당해서 할 수 없이 사줬다는 이야기를 들었구요. 가정에서 아이를 잘 다잡는 것도 중요하고, 사회적인 인식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잘 조화를 이루어야겠는데, 지금 우리 사회가... @.@

  8. Favicon of http://kimstreasure.tistory.com BlogIcon Zoom-in 2012.01.19 11: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말이 잘못된 유행에 어울리는 말이 됬네요.

  9. Favicon of http://geconomy.tistory.com BlogIcon 통통이21 2012.01.19 11: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얼마 전에 나이키의 신개념 마케팅 기법을 포스트한 적 있는데
    이렇게 예문당님 블로그에서 다시 보게 되니 기쁘네요~~
    잘 보고 갑니다~^^

  10. Favicon of http://datafile.tistory.com BlogIcon 신기한별 2012.01.19 14: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러모로 참 씁슬한 것 같습니다.

  11. Favicon of http://self-action.tistory.com BlogIcon 셀프액션 2012.01.19 14: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은 어쩔수없이 주변에 휘둘리는것같아요..
    좋은 글 잘보고갑니다~^^

  12. Favicon of http://blog.daum.net/parkah99 BlogIcon 주리니 2012.01.19 17: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겠죠?
    저도 아이들에게 어렸을적부터 경제교육을 시켜야겠단 생각을 하고 있어서
    재밌게 읽어 볼 참이랍니다.

  13. Favicon of http://www.smpark.kr BlogIcon 풀칠아비 2012.01.20 01: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탄만 할 것이 아니라, 안목을 키워주자는 말씀에 자극받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14. Favicon of http://ystazo.tistory.com BlogIcon 만물의영장타조 2012.01.21 03: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우~ 이런책 대략 좋습니다.
    타남매에게 선물해줘야겠네요. ㅎㅎ
    타돌군도 나이키 좋아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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