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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이야기

이제는 좋은 식문화를 만들어 나갈 때, SBS특집 '행복한밥상'

by 예문당 2013. 4. 15.


마케팅, 미디어에 의해 부풀려진 공포, 기대 

"이 컵에 담긴 물질은 일산화이수소입니다. 'DHMO 디하이드로젠모노옥사이드'라고도 불리죠. 이 물질은 인간과 자연 생태계에 아주 위험한 공포 물질로 통합니다. 돌과 금속까지 부식시킬수 있는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업용 용매제와 냉각제 핵발전에도 쓰이죠. 말기 암환자의 암조직에서 이 물질이 발견 되기도 합니다. 일산화이수소의 오염은 인류에게 내려진 끔찍한 재앙과도 같습니다. 매년 수천명의 사망자를 내고 있는 이 공포의 물질은..."

7일 아침 방영한 SBS특집 '행복한밥상'은 이런 무서운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이 무서운 이야기의 주인공은 '물'이라고 합니다. 물은 관점에 따라 이렇게 무서운 물질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물은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물질로 보통 물을 무섭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현란한 과학적 용어를 동원하면 어떠한 물질도 아주 해로운 물질로 둔갑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정보의 과잉 시대입니다. 미디어에서는 쉴새없이 정보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때로는 과도하게 포장되고 진실인양 거짓을 노출합니다. 식품 관련 보도는 그 진위를 따져 보지도 않고 맹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은 부정적인 보도에 더 반응하고 관심이 많습니다. 때로는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기도 하죠.

그 대표적인 예가 '1989년 우지 라면', '2004년 불량 만두소' 사건입니다. 두 사건 결국 모두 무혐의로 결론 났지만, 해당 기업들의 이미지는 이미 실추될대로 실추된 상태였고, 한 중소 만두 제조 기업 사장은 한강에 투신 자살하기까지 합니다.

최근에는 한 커피 업체에서 '카제인나트륨'이 화학적합성물질이라고 마치 몸에 안 좋다는 느낌을 주는 마케팅으로 커피 믹스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데 성공합니다. 그 회사의 다른 유제품들, 아기 분유에도 버젓히 카제인나트륨을 사용하면 말이죠. 그리고 카제인 나트륨은 우유에서 추출한 카제인에 나트륨을 더한 것으로 화학적 합성물질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문제가 있습니다. 카제인을 화학적으로 합성했다면 모르겠지만 말이죠.

 

소비자의 불안 심리를 이용하는 경우와 반대로 기대 심리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식품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되고 보다 안전한 먹을 거리에 대한 요구가 늘면서 무첨가, 유기농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있는 현실이지요. 예로 유기농 설탕은 일반 설탕에 비해 몇배나 비싼 가격을 받으며 팔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유기농 설탕이 그 정도 대우를 받을만큼 우리 몸에 좋을까요? 우리나라 식품공전에 따르면 정제를 거치지 않은 설탕은 설탕이라 칭하지 못합니다. 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은 설탕은 '사탕수수당'등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정제 과정을 거친 설탕은 대부분의 구성성분이 당으로서 일반 설탕이나 유기농 설탕이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소비자의 기대 심리에 기대어 몇배나 높은 가격으로 정해지는 현실입니다.

식품회사들은 사람들의 불안, 기대 심리를 파고들어 상품 홍보에 열심히입니다. 미디어도 그에 가세하여 사람들의 불안감, 기대심리를 증폭시키죠. 


끊이지 않는 불신

 

첨가물 중에 가장 논란이 심한 것이 MSG, L-글루탐산나트륨입니다. '미원'으로 잘알려진 이 물질은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매우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MSG는 화학적인 물질이고,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일 것입니다. 과연 MSG는 화학적으로 합성된 물질이고, 인체에 유해할까요?

현재 생산되고 있는 MSG의 원료는 사탕수수입니다. 발효를 이용하여 글루탐산을 얻고 물어 잘 녹게 하기 위해 나트륨을 첨가한 것이 전부입니다. 김치나 된장, 치즈의 발효 공정을 통해 얻은 글루탐산과 똑같은 물질입니다. 

지금까지 MSG 유해성 논란으로 대표적인 것이 중국음식증후군, 뇌손상, 발암, 알레르기입니다.  그동안 MSG의 유해성을 밝히기 위해 숱한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그 유해성이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이미 오래전에 '일반적으로 안전한 물질(GRAS)'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천연이 좋다는 신화

 

도덕경 5장은 '天地不仁(천지불인)'이라는 문구로 시작합니다. 하늘과 땅, 즉 자연의 이치는 인자함이 없습니다. 그저 어떠 원리에 의해 운용될 뿐이죠. 한여름 홍수는 농작물, 가옥, 사람의 목숨까지 앗아갑니다. 이럴때면 하늘이 야속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어떠한 감정도 없습니다. 

사람이 오늘날 이 지구상에서 번성하는 것은 자연에 잘 적응한 결과입니다. 우리가 자연에서 얻는 음식물들은 오랜 경험과 적응의 결과로 사람에게 충분히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것들로 자연의 극히 일부입니다. 자연이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종종 이런 사실을 잊곤 합니다. 

 

<우리집 건강식탁 프로젝트>의 저자이신 노봉수 교수님께서도 출연하셔서 좋은 말씀 해주십니다.


좋은 식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할 때

 

사람들은 지금 그 어느때보다도 안전한 식품을 먹고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느때보다 불안감도 큽니다. 불안감은 잘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결국 식품에 대한 문제도 대중들이 신문이나 방송과 같은 미디어에 휩쓸리기 보다는 자신만의 중심을 가지고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이제는 음식의 기능적 측면에 매달리기 보다 문화로서 좋은 식문화를 만들어나가야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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