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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이야기

알쓸신잡 황교익이 이야기 하는 향과 '프루스트 현상'

by 예문당 2017. 7. 18.

알쓸신잡 춘천편에서 잡학 박사님들께서 저녁에 모여 닭갈비를 먹으며 '왜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갈까'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정재승 교수는 시간을 사건의 축적으로 인식한다는 답을 하는데요. 새로운 사건이 많이 발생했다면 같은 시간이라도 우리는 시간을 길게 느끼고 별다른 일이 없었다면 우리는 시간을 짧게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호기심이 줄고 특별한 경험이 없으니 시간이 점점 빨리가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이때 황교익 선생은 음식을 즐긴다는 것은 후각으로 들어오는 엄청나게 다양한 냄새를 어떻게 분류하여 구분하는 일이라며 음식을 먹는 동안 호기심 있게 그들을 느낀다면 인생이 길어지고 행복해지지 않겠냐고 합니다.


시각이 인간의 주요 감각기관으로 등장하면서 후각의 중요성이 줄어들고 계속 퇴화되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후각은 여전히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감각입니다. 후각은 생물에게 가장 오래된 감각으로서 시각 유전자가 3종인 것에 비해 후각에는 388종 이상의 유전자가 관여합니다. 또한 후각은 학습, 기억, 감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습니다. 김영하 작가가 인쇄 박물관에서 맡은 잉크 냄새를 통해 떠올렸던 옛 추억. 정재승 교수는 '프루스트 현상(정재승 교수는 '효과'라고 표현하였지만 최낙언 저자의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에서는 '현상'이라 표기한 이유로 여기서도 현상이라 쓰겠습니다)'을 설명합니다. 프루스트 현상이란 향기가 과거의 기억을 이끌어내는 현상을 일컫는 용어인데요. 프루스트의 유명한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이 마들렌과 홍차를 마시며 옛 추억을 떠올리는 장면에서 유래하였습니다.


향은 기억중추를 자극하여 우리를 시공을 초월한 더 아득한 과거 속으로 데려가곤 한다. 마치 오랜 세월 동안 덤불 속에 감춰져 있던 지뢰처럼 기억 속에서 슬며시 폭발한다. 냄새의 뇌관을 건드리면 모든 추억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다. 낙엽 태우는 냄새는 군고구마를 먹었다는 단순한 사실만을 떠올리지 않는다. 오히려 어머니의 사랑을 받던 따스한 감정이 더 생생하다. 냄새의 효과는 순간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생각할 시간을 갖기도 전에 이미 감정을 자극한다. 이 때문에 우리는 특정한 냄새를 인지했을 때 그 실체나 이유를 이해하기도 전에 알 수 없는 감정에 곧장 휘말리기도 하는 것이다.

-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 최낙언 -

정재승 교수도 방송에서 후각 영역이 기억 영역과 매우 가까이 위치하고 있어서 시각보다 기억을 불러 일으키는 더욱 강력한 자극임을 이야기하죠. 평소에는 후각의 중요성에 대해 미처 인식하지 못하였지만 우리 잡학 박사님들의 시간과 향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후각이 무시하지 못할 감각 기관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 제목은 '맛이란 무엇인가'이지만 사실 향에 대한 책이죠. 우리가 맛이라 느끼는 것은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 5가지의 맛에 다양한 향을 느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빨리가는 시간. 다양한 향을 느끼며 풍성하게 만들어 보심이 어떨까요? 아는만큼 느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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