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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기

좋은 정치란 - 노자도덕경1

by 예문당 2010. 6. 1.


책과 가까이 있는 일을 하는 이유로 책을 많이 사보기도 하지만 이런저런 경로로 얻게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집에는 어디서 들어왔는지 알 수 없는 책들이 많이 있지요. 종류도 참 다양합니다. 실용서에서부터 만화책, 펼쳐보기에도 부담스럽게 생긴 인문서 등. 그 많은 책 중에 눈에 띄이는 책이 있었으니, 도올 김용옥 선생의 '노자와 21세기'라는 책입니다. 

노자라는 저서의 저자는 과연 누구인가? 노자의 실체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사마천의 사기 노자전에서도 그 확실한 정보를 전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사마천이 생존했던 기원전 100년 경에도 이미 노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이었던 듯 합니다. 하지만 그 저서는 1973년 중국 장시성 마왕퇴(BC 168년 추정)에서 발굴된 백서본, 1993년 화북성 곽점촌에서 발견된 곽점본(죽간본, BC300 추정)이 발견 됨으로 기원전 이미 존재 했음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백서본이나 죽간본이 발견 되기 이전 동서양 도덕경 이해의 근간이 된 것은 위(魏)나라의 왕필이 정리한 노자도덕경주. 즉 왕본입니다. 도덕경을 유가적으로 해석한 부분이 많아 비판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김용옥 선생이 책의 도입부에서 얘기하듯이 현재 노자 도덕경의 이해의 틀이 왕필의 현학적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고백하시는군요. 

김용옥 선생은 지혜란 '무전제'임을 얘기하며, 지식이 아닌 정직하게 느끼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노자에서 무엇을 배우려 하지말고 마음을 비우고 따라가다 보면 그것이 바로 나의 삶의 바른 가치의 한 측면임을  깨닫게 됨을 이야기하는 대목은 정말 공감이 가는군요. 제가 책을 읽는 내내 느꼈던 그런 친근한 느낌을 그대로 표현하는 듯 합니다. 노자라는 고전은 어디 먼 이야기가 아닌 우리 삶과 함께 숨쉬고 있지요. 이런 얘기하면 우수울까요?

오늘은 선거이고 하니 치국(治國)에 대해 이야기한 17장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자보면 부담스러워 하시는 분 계실 듯 하여, 원문은 더보기로 처리하였습니다.

17장
太上, 下知有之;
태상, 하지유지;


17장
가장 좋은 다스림은, 밑에 있는 사람들이 다스리는 자가 있다는 것만 알 뿐이다.
그 다음은, 백성들을 친하게 하고 사랑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백성들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 다음은, 백성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것이다.
믿음이 부족한 곳엔
반드시 불신이 있게 마련이다.
그윽하도다!
그 말 한마디를 귀하게 여기는 모습이여.
공이 이루어지고
일이 다 되어도
백성들은 모두 한결 같이 일걸어
나 스스로 그러할 뿐이라 하는도다!

저는 사실 정치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신문에 자주 등장하시는 유명한 정치인도 잘 몰라서 아버지께 핀잔을 듣기 일쑤였죠. 그런데 살아가다 보니 아는 정치인들의 수가 하나 둘씩 늘어 갑니다.

노자는 가장 좋은 다스림은 백성들로 하여금 누가 다스리는지를 모르게 하는 것이라 얘기합니다. 세상이 편안하면 사람들은 구태여 누가 다스리느가에 관심을 갖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노자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무위(無爲)의 정치, 억지스러움이 없는 다스림입니다. 그 다음이 仁義정치, 인의정치도 안 되면 法制정치, 그 마저도 안 되면 공포정치인 것이죠. 

통치자는 말 한마디 하는 것을 어렵게 생각해야 하며, 세상사가 잘 돌아가더라도 누가 잘해서가 아니라 백성들은 의례히 그러려니 여겨야 평안한 세상인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 정치의 모습을 보면 어떤가요? 언론은 침묵하고, 4대강은 국민차원의 이해도 얻지 않고 밀어부치기로 진행중이고, 자기와 반대 되는 의견이면 검찰조사하고, 정치인들은 막말하고,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분은 전쟁불사를 외치십니다. 한마디로 곳곳에서 억지스러움이 느껴집니다. 이 것이 제대로 돌아가는 나라의 모습인가요?

오늘은 선거일입니다. 투표합시다.

노자와 21세기 1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김용옥 (통나무, 199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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