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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문당 - 함께 만드는 책 놀이터
독서 후기

사람의 폭을 재는 한 개의 자 - 어린 왕자

by 예문당 2011. 3. 31.

'어린왕자'. 아마 이 책을 한번씩은 읽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저는 오래전에 읽다가 말았었습니다. 그 때는 어떤 재미나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다시 만난 어린 왕자는, 처음부터 느낌이 많이 달랐습니다. 제가 잊고 사는 것들을 일깨워주는 것 같더라구요.


어른과 아이는 생각이 다르고 눈높이가 다릅니다. 어른도 아이였던 때가 있었는데, 살다보니... 달라지는 것이겠지요? 이 책의 처음에서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아이와 어른의 다른 점들입니다. 잊고 살았던 것들이지요. 그러면서 저희 두 아이가 어린왕자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아이들의 세계를 인정하고 존중하기보다는 제 세계에 끼워맞추려 했던 부분이 미안하고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서점에서는 책 한권을 고를 때 더 깐깐해지기도 하는데, 도서관에서는 좀 더 편하게 책을 고릅니다. 눈에 띄는 책을 몇권 빌려와서, 기한내에 돌려주기만 하면 되니까요. 이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와서 읽은 책입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어린왕자가 눈에 띄었을까요?

지난달에 읽었던 '법정기행'[링크]에서 이런 문구를 만났었기 때문입니다.

법정 스님을 이야기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일화가 바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다. 법정 스님은 『무소유』에서 "너를 읽고도 별 감흥이 없어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은 나와 치수가 잘 맞지 않는 사람으로 생각하는거다."며 "어떤 사람이 나와 친해질 수 있느냐 없느냐는 너를 읽고 난 그 반응으로 능히 짐작할 수 있다는 말이다." 라고 했다. 법정 스님에게 있어서 『어린 왕자』는 '사람의 폭을 재는 한 개의 자' 였다.

199쪽, <법정 기행> 중에서..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고 싶고, 법정스님의 글과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었는데, '어린 왕자'에 대한 스님의 말씀은 저를 부끄럽게 만들었었습니다. 이전보다 조금 더 삶에 대해 느껴보고 다시 어린왕자를 만나보니, 법정 스님과 친해질만한 수준은 안되겠지만 말한마디 정도는 해볼 수 있는 수준은 된게 아닐까 스스로 평가?를 해보기도 하였습니다.

소장하고 싶은 이쁜 판형으로 한권 구입해서, 가끔 한번씩 읽어봐야할 것 같습니다. 법정스님께는 '어린 왕자'가 감동이자 또 하나의 경전이었다고 하는데요, 저는 아직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책이 좀 더 사랑스러워졌다고나 할까요?

어린 왕자, 어떻게 읽으셨나요? ^^

어린 왕자 - 8점
생 텍쥐페리 지음, 박성창 옮김/비룡소
2000년 5월 23일 초판 1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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