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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이야기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느낀 치열한 저작권 확보 경쟁

by 예문당 2011. 10. 19.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전세계 도서 저작권의 25% 정도가 사고 팔리는 세계 최대의 저작권 거래 전문 도서전입니다. 총 5일동안 도서전이 열리는데, 처음 3일(수, 목, 금)은 출판인들을 위한 비즈니스 데이이고, 나머지 이틀동안 일반인들이 관람합니다. 


각각의 출판사 부스에는 저작권 상담을 위한 테이블이 놓여있습니다. 위 사진은 영국의 유명 출판사인 DK 출판사의 부스인데요, 첫날인 수요일에는 발디딜틈 없이 가득했지만, 토요일 오전이라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희 예문당도 진행중인 외서가 있고, 추후 저작권 확보를 위한 미팅을 진행했는데요, 말로만 듣던 치열한 저작권 확보 경쟁을 현장에서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 국내에서 베스트셀러를 출간했던 미국 출판사의 부스를 방문하였습니다. 부스의 규모가 매우 작아서, 국내에서 그 출판사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미팅이 시작되자, 담당자가 먼저 보여주는 것은 판권 계약이 완료된 책들의 목록이었습니다. 2011년 신간은 거의 완판되었고, 2012년 출간 예정인 신간의 제목, 표지, 줄거리 정도로만 판권을 계약해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일부는 이미 판매되었구요.

더욱 놀라운 것은 판권이 이번 도서전에서 판매된 것이 아니고, 이미 몇달 전부터 계속 판매가 완료되었던 것입니다. 결국 발빠르게 신간을 잡고 싶다면, 2012년 출간 예정인 책들의 판권을 눈여겨 볼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담당자의 말이 더 의외였습니다. 한국의 출판사들은 신간 목록이 나오면 extremely fast 한 속도로 판권을 사가는데, 처음 저작권을 계약할 때 빼고는 들어오는 돈이 없다는 것입니다. 자신은 업무가 바빠서, 한국에서 책이 판매되는 상황을 체크할 수 없고, 보고 하는 대로 받을 수 밖에 없다는 하소연을 하면서 말이죠.


이렇게 겉보기에 부스가 작아보이는 출판사에서도 판권 확보가 어려웠는데, 큰 출판사는 말할 것도 없겠죠. 워낙에 책의 종수가 다양하고, 깊이 들어가는 내용들이 많아서, 외서 저작권 구입시 정말 신중하게 판단해야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앞에 수많은 보석들을 두고 그것을 알아보지 못하고 다니는 제 모습이 답답하기도 했지만, 해외 도서전에 처음 나가보면서 배운 것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앞으로 일을 진행하고 상황을 판단하는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저작권 확보 경쟁은 한국이 가장 심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저희도 나아갈 방향을 잘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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