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예문당 - 함께 만드는 책 놀이터
교육 이야기

<초등공부, 국어가 전부다> 저자 김정금 인터뷰

by 예문당 2012. 9. 26.


초등학교 국어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를 말하다

국어교육은 이제 단순히 국어 그 자체를 익히는 것만이 아니라 인간이 하는 모든 사고활동의 중심으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도 ‘수학 문제도 국어 같고, 과학책도 국어 같은’ 현상이 일어나면서 자녀들의 국어 교육에 대한 부모님들의 고민이 깊어만 갑니다. 어떻게 해야 우리 아이 국어 실력을 키울 수 있을까? 최근 초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를 위한 국어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지도서를 출간한 김정금 저자를 만나 『우리 아이 국어가 강해지는 비결』을 들어 보았습니다.


Q 얼마 전 자녀를 위한 국어 지도서를 내셨는데 본업은 무엇이신가요?

본업이라하니..글을 쓰고 강의를 하는 사람이라고 할까요? 르뽀작가의 이름을 가지고 있고 ‘라이팅센터’(www.writingcenter.kr)의 대표로 일하고 있습니다. 또 공부도 계속하고 있으니 학생이기도 하고요. ㅎㅎ


Q 경북대 문학치료학 박사과정에 있으신데 어떤 분야인지?

문학치료학은 정말 넓은 분야의 공부를 필요로 하는데요..심리학, 정신분석학, 상담학에 더해 문학을 공부해야 합니다. 최근 들어 사회가 복잡해지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개인들의 정신적 문제가 사회 병리로까지 발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때문에 많은 분야의 정신,심리 치료 프로그램들이 등장하고 있지요. 문학치료학은 그 중의 한 갈래입니다. 쉽게 말해서 타인의 글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또 자신이 쓴 글을 통해 감정을 정화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학문입니다. 물론 미술치료나 음악치료 등이 일종의 심리치료적 도구로 활용되는 것처럼 문학을 하나의 심리치료 도구로 사용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 보다는 훨씬 범위가 넓습니다. 오히려 통합문학치료의 측면에서는 문학만이 아니고, 미술, 음악, 연극, 몸 등 다양한 소재를 함께 활용하기도 합니다. 최근 등장하고 있는 ‘시치료’ 등도 문학치료의 한 파트입니다.


Q 글쓰는 일을 업으로 삼게 된 동기?

(ㅎㅎ) 원래 중학교 시절부터는 꿈이 무엇이냐..물으면 “고전문학자요!” 하고 답하고는 했는데..어쩌다 이렇게 흘러왔네요 (ㅎㅎ). 아마도 계기라고 한다면 대학신문사 시절의 경험이 가장 클 것입니다. 대학신문사 기자로 일하고 사회에서도 잠깐이지만 기자로 일하면서 ‘글을 쓰는 일이 내 일이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강조하는 글은 보통 실용문이라고 하는 파트들입니다. 오래전 [한국의 비즈니스맨은 글쓰기가 두렵다]는 책을 쓰게 된 것도 실용문의 한 파트인 직장인들의 글쓰기를 고민하면서 쓰게 된 것이고, 이번에 내 놓은 책도 넓은 의미에서는 아이들의 실용문쓰기 부분을 좀 더 강화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말 그대로 생활에서 가장 많이 접하고 또 필요한 글을 쓰게 하자는 것이지요.


Q <초등공부, 국어가 전부다>를 집필하게 된 동기는?

문학치료학을 공부하기 전에 국어교육학을 공부했는데..책을 읽고 논문들을 보다 보니 너무나 좋은 내용이 많았습니다. 특히 엄마들이 알면 너무나 좋겠다..싶은 내용들이 많았지요. 가령, 우리 아이는 왜 이렇게 읽은 책을 기억을 못할까요? 우리 아이는 왜 한 말을 또 하고 또 하고 할까요? 등등의 질문들인데. 사실 이런 내용들이 상당히 많은 논문들에서 얘기되고 있고 또 관련한 연구들도 매우 많습니다. 실제로 얼마 전에 나온 논문 중에는 ‘읽기’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듣기’에서도 똑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더라~ 하는 것들이 있는데, 이런 내용들은 정말로 엄마만이 아니라 선생님들도 꼭 알아야 하고 널리 알려져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한 것이 우리 현실이지요. 어떤 특별한 논문이 나왔다~ 하면 기껏 신문 한 줄, 방송 한 자락에서만 말할 뿐 그것이 엄마들에게 가깝게 다가가지를 않는 것입니다. 결국 가장 잘 알아야 하는 사람들은 배제되고 이름 하여 ‘동아리 언어’처럼 공부하는 사람들끼리만 알고 그것으로 그친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책을 써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말 그대로 이론서들을 실용으로 옮겨보자는 것이지요.


또 하나는 저희 아이와 겪은 경험들 역시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큰 아이와 대화를 할 때마다 느낀 것이, 왜  이렇게 이 아이의 말이 잘 안 들리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모로 자료도 찾고 아이와도 대화를 해 보고, 다시 말하기를 교정해주고 하면서 이름 하여 ‘일상훈련’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이론적으로 이미 확인이 된 내용들을 일상의 경험 속에서 한번 풀어보자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그 덕분에 책을 쓰게 되었네요.


Q 책의 본문 중에는 자녀들과의 일화가 많이 소개 되는데 현재 자녀분들은 몇 학년이시죠?

초등 3학년과 일곱 살 , 딸 둘입니다. 


Q 평소에 자녀들과 대화를 많이 하시는지요?

(후후~) 정말 대화는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로 책에 쓴 것과 거의 같은 수준과 양으로 대화를 합니다. 그런데..초등 3학년 녀석은 벌써 컸다고 제 논리를 들이댈 때도 많고 또 같은 내용을 얘기해줄 때는 짜증을 낼 때도 있고.. ㅎㅎ 그저 여느 집 아이들과 같지요 뭐~그래도 어떤 상황이든 일일이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려는 노력은 좀..하는 것 같습니다 

(하하~)


Q 집필하면서 가장 어려우셨던 점은?

사실 책을 쓸 때마다 가장 힘든 것은 역시 목차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어떤 얘기가 담길지 그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 되다보니 목차 만들기가 책 쓰는데 있어 거의 절반의 수고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저 또한, 목차를 내면서 계속해서 나 혼자가 아니라 다른 엄마들의 심정을 떠 올리고 감정이입을 해 봐야하니까..그 부분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로..이 부분이 필요할까? 정말로 엄마들이 이 문제에 대해 궁금함이 있을까..?’등등을 계속 떠올려야 하고. 또 하나는, 이론의 딱딱함을 실용적으로 풀어내는 책이다 보니 가능한 전문적 내용과 실용적 경험들을 어떻게 잘 배분할까...하는 부분이 정말로 큰 고민이었습니다.


Q <초등공부, 국어가 전부다>는 결국 아이의 국어 실력 향상이라는 목표인데, 아이의 국어 실력 향상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일종의 ‘습관 들이기’ 같습니다. 아이는 물론 가족 역시 하나의 습관처럼 국어 공부를 습관화할 필요가 있는데..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이름하여 ‘문식성을 키운다’ 는 것은 사실 학교 공부나 학원을 보낸다고 해서 크게 향상이 되는 부분이 아닙니다. 물론 아주 반짝하고 아이의 국어 점수 등이 높게 나올 수는 있지만 그것이 몸에 밴 ‘습관’ 처럼 활용되고 있지 않다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또 하나는 ‘소통’입니다. 요즘 들어 책을 읽는 엄마 아빠의 모습을 많이 보여줘라~ 하는 말들이 많은데..혼자만 책을 읽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또 엄마가 혼자 무언가를 열심히 보고 있다고 해서 아이들이 무조건 따라오는 것도 아닙니다. 제 경우를 예로 든다면, 저는 신문을 보다가도 공유할 내용이 있으면 아이에게 신문 기사를 함께 보자고 합니다. 또 제가 무슨 책을 읽고 있다..할 때는 그 책의 대강의 내용을 아이에게 말해줍니다. 결국 ‘혼자 읽기’ 가 아니라 ‘가족 간 읽기의 과정’으로 또, 읽는 순간은 혼자 읽는다 하더라도 계속해서 소통의 과정으로 그 읽기 순간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말하기’ ‘듣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부모가 바른 언어를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지나치게 말이 빠른 부모, 말하는데 바쁘다고 듣지 않는 부모 등은 모두 본인은 아이들에게 충분히 대화하고 있다 생각해도 사실상 소통의 측면에서는 문제가 있지요.)가능하면 눈을 마주치고 아이의 말을 들어줘야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이 일종의 습관처럼 몸에 배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조금 쑥스러운 듯해도 자주 자주 이런 적극적 소통의 과정을 갖다 보면 정말로 아이들이 타인의 말을 잘 듣고, 또 본인도 정확한 언어와 발음으로 말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물론 읽기 쓰기도 마찬가지구요.


Q 독자들이 자녀와 함께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중점을 둘 사항이 있다면?

위에서도 말했지만 엄마 아빠가 먼저 잘 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말로 아이들을 기르는 과정은 ‘인내하라~ 인내하라~’ 는 말을 하루에 열 번은 새기며 살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아이가 충분히 말하고 표현하도록 자꾸 장을 마련해줘야겠지요.

저도 엄마고 그저 평범한 사람이다 보니 어떤 때는 화도 나고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가능한 아이가 많이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조용하게 책을 읽는 ‘절간 같은 집’ 보다는 가끔은 시끌시끌한 분위기에서 가족들이 회의도 하고, 자기가 읽은 책을 소개해 주기도 하는 ‘난장 같은 분위기’도 때로는 필요한 것 같습니다. 특히 이 부분은 제가 문학치료학을 공부하다보니 더 느끼는 부분인데요...책을 많이 읽는 부모들이 의외로 아이와의 ‘눈 맞춤’이 조금 적은 부분이 있는 듯 합니다. 물론 이런 환경이 아이의 언어적 측면은 물론 사회성 부분에서도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큽니다. 똑똑하기는 한데 타인의 감정을 잘 읽지 못하는 아이들이 그래서 만들어집니다. 사실 우리가 공부를 하는 이유 역시 사회 속에서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기 위한 것이라면..이런 부분을 부모님들이 조금 심도 있게 고민해 주셨으면 합니다.


Q 초등학교에서는 필수 방학숙제로 ‘일기’쓰기를 내주는데요, 아이들이 어려워합니다. 일기를 즐겁게 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조금 다른 얘기지만..일기라는 것이 굉장히 내밀하고 개인적인 파트인데..어쩔 수 없이 부모님들이나 선생님들이 봐야 하는 부분이다 보니..참..설명하기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아이들이 일기쓰기를 힘들어하거나 싫어하는 이유에 이 부분도 포함될지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자기만의 이야기를 쓸 수가 없으니까요 (ㅎㅎ)


그래도 써야 하는 것이 일기인데..가능한 형식에 구애받지 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일기’ 하면 대체로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고~~ 그래서 나는 이랬다, 나는 이렇게 할 것이다.’ 라고 자기 결심이나 느낌을 표현하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일관된 형식으로 쓰지 말고, 어느 날은 동시를 쓰고, 또 어느 날은 친한 친구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도 좋고, 자기만의 동화처럼 쓰는 일기도 좋습니다. 

이렇게 일기를 쓰다 보면 다양한 형식의 글을 경험해 볼 수도 있고, 아이의 감성도 훨씬 좋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나중에 자기 글을 읽을 때 이름하여 ‘읽는 맛’도 있지요.


Q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립니다. 효과적인 독서 방법은?

우선 제일 중요한 것은 아이의 관심 분야부터 읽게 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공룡에 관심이 있다면 공룡 책부터 쭈욱~ 읽어나가는 것입니다. 아이가 수학에 관심이 있다면 다양한 수학의 역사, 수학자들 이야기..등등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먼저 찾아 읽게 하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이 부모님이 일방적으로 책을 사주지 마시고 아이랑 함께 서점에 나가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스스로 고르게 하는 것입니다.


또..집집마다 전집류의 책들이 많은데(물론 저희 집에도 몇 질의 전집이 있기는 합니다만..)아이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가능한 전집류는 피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른도 마찬가지지만 한꺼번에 너무 많은 책이 덜렁 주어지면 정말로 읽기가 싫지요. 

또 하나는 전집류는 아이의 관심사 전부와 닿아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더 심적 부담을 크게 줍니다. 물론 그래도 꼭 ‘읽혀야 될’ 책들이 있을 수 있는데..이 때는 한 권 정도를 사 주고 나서 일단 관심을 갖게 하고 그 후 본인이 도서관등에서 빌려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일단 관심이 생기기 시작하면 정말로 스스로 도서관을 찾더군요. 한번 아이를 믿어보십시오. 


Q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모두가 중요하시만 그중에서도 부모들이 특히 신경 써야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고 그 이유는?

제일 중요한 것이 사실은 ‘듣기’입니다. 책에도 썼지만 부모님들은 아이가 크게 병리적 문제가 없다면 ‘듣기’는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듣는 것’ 과 ‘들리는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잘 듣는 아이들이 잘 말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잘 듣는 아이들은 무엇보다 타인의 감정을 잘 읽는 아이들입니다. 앞으로 살아 갈 세상에서 정말 중요한 능력이지요. 


또 한 파트는 ‘쓰기’입니다. ‘쓰기’능력은 아이의 문학성만을 키우라는 것이 아니고 자신이 생각하고, 알고 있는 것을 어떻게 타인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에 앞으로 그 중요성이 점점 강화될 것입니다. 물론 모든 것을 컴퓨터로 작업해야 하고 표현해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더 더욱 그렇습니다. 블로그 글, 홈페이지 글, 또 학문적 글쓰기, 직장에서의 글쓰기 등 정말로 ‘쓰기’를 통해 한 사람의 능력이 판가름 나는 시대가 지금이고 앞으로는 더 더욱 그럴 것입니다. 


그러나 읽기와 쓰기의 관계, 듣기와 말하기의 관계 등으로 볼 때 어쩌면 이 네 분야는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고 정말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어느 한 분야만 잘 하면 된다...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정말 동전의 앞 뒤 면처럼 너무나 밀접하게 연결이 돼 있으니까요.


Q 강연을 많이 다니시는 것으로 아는데 책으로 풀어내는 것과 강연을 하는 것 중 어느 쪽에 더 신경을 쓰시는 편인가요?

모두 신경이 쓰이고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후후~) 다만..책을 쓰는 것은 너무.. 뭐랄까..고독하다고 할까..외롭다고 할까..하여간 보이지 않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해야 하고 또 그것을 가정하며 써야 하니..그것도 만만치 않고..

강의는 직접 대면의 즐거움이 있는 대신에 한정된 시간에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니..그 또한 쉽지 않고. 그래도 사람을 만나고 말하는 것을 즐기다보니 강의가 많이 즐겁습니다. 


Q 다음으로 구상하고 계시거나 쓰고 있는 책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번에 낸 책처럼 아이들의 문식성 교육에 대한 부분은 계속 고민을 할 것입니다. 또 문학치료학을 공부하고 있으니 이와 관련하여 일종의 자녀와의 대화 매뉴얼 같은 것도 재밌을 것 같구요. 또 개인적으로는 위기의 순간을 이겨 낸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언제고 한번 써 보고 싶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