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도에 발행한 예문당 옛날이야기 시리즈 중에서 「빨간부채파란부채」입니다.
수준이 초등 저학년이 보면 적당한 책인데, 큰 녀석이 할아버지 집 들릴 때 종종 저보고 읽어 달라고 가져옵니다. 「청개구리의 울음」은 재미있었는지 계속 읽어 달라고 하더군요. 글의 양이 적지 않아 한 번 읽는데 약 10분 가량 걸리는데 5번 정도 읽어주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그리고는 힘들다고 도망쳤는데 짧지 않은 동화를 끝까지 집중해서 보는 큰 녀석이 기특하더군요.
아버지께서 만드신 동화책을 아들녀석이 재미있게 보니 참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예문당 옛날이야기 시리즈》는 당시에는 흔치 않던 애니매이션풍의 그림 동화책입니다. 애니매이션 작화 하시는 분들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 본업 있으신 작가 분들에게 업무 외 시간에 작업을 부탁하여 어렵게 완성한 책이었죠.
애니매이션으로 제작된 그림을 사용하여 다른 그림책들과는 다른 느낌을 주는 참신한 기획이었고 아버지도 기대를 많이 하셨는데, 88년 맞춤법 개정안 발표 되고는 전국적인 대량 반품 사태에 그만 주저 앉아 버린 비운 시리즈였습니다. 그 때 아버지께서 상심이 몹시 크셨던 듯 합니다. 지금은 판권을 모두 다른 출판사에 넘겨 예문당에서는 더는 판매되지 않고 있습니다. 반품사태 없이 시리즈가 잘 팔렸다면 지금 예문당이 예림당의 why시리즈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책들을 출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사업에는 운도 따라주어야 함을 절감하며 오늘 글을 마칠까 합니다.
- 책 쟁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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