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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이야기

[golf&] 골프가 줄넘기보다 쉽다는 이 남자

by 예문당 2010. 1. 18.

마음골프학교 교장 김헌씨의 ‘10분 만에 풀스윙, 8주 만에 라운드’ 이색 레슨법


108㎜의 작은 홀 속에는 희로애락이 숨어 있다. 마음골프학교 교장 김헌 씨는 마음속에 있는 욕심을 버리면 골프는 항상 즐거울 것이라고 말한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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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골프는 힘 빼는 데만 3년이 걸린다’고 하지요. 골프클럽을 잡아 본 사람이라면 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운동이자 가장 어려운 운동이 골프라는 데 동의할 겁니다. 겨울철에도, 여름철에도 연습장에 가면 골프클럽을 들고 씨름하는 골퍼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골프는 줄넘기보다 쉬운 운동’이라고 역설하는 골프 교습가가 있습니다. 골프는 마음을 다스리는 수련이기 때문에 마음만 잘 다스린다면 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지요. 이번 주 Golf&이 그 주인공을 만나봤습니다.

글=문승진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머리 얹는 날 104타

골프 교습가 김헌(50). 그는 프로골퍼도 아니고, 티칭 프로도 아니다. 그런데도 10분 만 배우면 풀스윙을 할 수 있고, 8주 만 지나면 필드에서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어떻게 보면 화려한 문구로 골퍼를 현혹시키는 ‘약장수’ 같다. 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2권의 레슨 교습서를 펴냈으며 그의 수업을 들은 학생수가 800명을 넘는다.

그는 기수별로 회원을 받고 있다. 주 1회 2시간씩 이론과 실습 위주로 7주 과정이다. 마지막 8주째에는 골프장으로 라운드를 겸한 졸업 여행을 떠난다. 수강료는 120만원. 한마디로 일반 골프 레슨이 개인 과외라면 그는 골프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한 반에 수강생 수는 7~8명 정도. 한 기수 정원은 60~70명이었는데 올해부터는 100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그는 “특별히 모집 광고를 하지 않는다. 대부분 입소문을 통해 마음골프학교를 찾아온다. 주로 은행원·회사원·교사 등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수강생 모두 초보자인 것은 아니다. 3분의 1은 100타 언저리, 3분의 1은 보기 플레이어, 간혹 싱글 핸디캡 플레이어도 그의 강의를 듣는다고 한다. 그동안 졸업생들 가운데 불평을 하거나 환불을 요청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론 수업은 본인이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영상물을 통해 가르친다. 지난해 매출은 10억원 정도.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지금까지 나 스스로 수십 년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정립한 이론이다. 똑같은 내용을 매일같이 반복해서 말할 필요가 없다. 직접 설명해야 하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영상물로 대신한다”고 말했다. 비용에 대해서도 “일반 골프 연습장에서 하루에 5~10분씩 가리키면서 한 달에 8만원 정도 받는다. 이렇게 몇 개월을 배워도 막상 필드에 나가기 어렵다. 시간 및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하면 오히려 싼 편이다. 수강료를 더 올릴 생각이다.”

4기 졸업생으로 졸업 여행에서 104타를 기록한 이시원(30)씨는 “확실하게 이론을 이해하고 골프를 하니까 재미있고 쉽다. 남들이 이론만큼은 싱글 수준이라고 한다. 골프를 시작한 지 8주 만에 필드에 나가니까 동반자들도 모두 깜짝 놀라더라. 골프의 원리를 이해하니까 연습 시간도 다른 사람들의 10분 1 정도”라고 말했다.

장난감 총알, 동전, 고무공 치면서 연습

마음골프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골프볼·고무 컬러볼·플라스틱볼·스티로폼볼·동전·장난감 총알 등의 교재들(위부터). 김헌 씨는 이런 교재들을 사용해 스윙을 익히면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학기를 시작하기 전에 수강생들에게 각서를 받는다. 비거리에 대한 욕심(남자는 200야드, 여자는 150야드), 똑바로 가는 샷만이 좋은 샷이라는 생각, 굿샷으로만 골프를 하겠다는 생각 등을 포기한다는 다짐을 받는다. 1~2주는 골프의 개론과 스윙 이론에 대해 설명한다. 3~4주째에는 공과의 만남(임팩트)과 느낌을, 5~6주째는 쇼트 게임을 가르친다. 7주째에는 스크린 골프를 통한 골프 게임의 전략과 이해를 배우고 8주째에 필드에서 실전 라운드를 한다. 이때 처음 필드에 나선 골퍼들의 목표는 매 홀 정확하게 카운트해서 108타를 깨는 것이다. 한 기수당 30% 정도가 108타를 깨고 이 가운데 상위 10%는 100타를 깬다.

“줄넘기를 할 때는 팔의 각도, 몸의 움직임 등을 생각하지 않는다. 반복 연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터득한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골프는 두 손으로 하는 원 운동이며 한마디로 요약하면 ‘휘왼소원(휘둘러서 왼쪽에서 소리 나는 원 그리기)’이다. 중력에 의해 자연스럽게 클럽이 떨어지는 힘으로 스윙을 해주면 된다.”

그는 하루에 최소한 200번씩 빈 스윙을 해오라고 숙제를 내준다. 먼저 원을 만드는 행동이 습관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어느 정도 스윙이 완성되면 그다음에는 동전·플라스틱·장난감 총알·고무 볼 등을 치면서 골프공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준다.

“골프의 원리는 아주 간단하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느냐가 중요하다. 뭐가 문제인지를 알고 고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왜 그렇게 하면 안 되는지를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줄넘기를 하면서 바닥에 놓인 돌을 맞히려고 하면 돌을 쳐낼 수 없다. 아무 생각 없이 줄넘기를 하다 보면 돌은 저절로 맞게 마련이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그는 수업할 때 자신이 경험으로 터득한 다양한 도구들을 사용한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불을 끈 뒤 볼만 비춰주는 플래시를 이용하기도 하고, 스윙을 해서 촛불을 끄게 하는 방법으로 스윙 스피드를 이해시킨다. 쇼트 게임은 농구공을 이용한 던지기, 퍼팅은 굴리기 운동에 비유한다.

노동운동가에서 교습가로 변신

그는 프로 자격증이 없다. 고려대 재학(정치외교학과) 시절에는 노동운동가로 활동했다. 매형이 ‘노동의 새벽’으로 유명한 박노해 시인이다. 김씨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사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노동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그의 아버지는 전자업계의 유명한 엔지니어였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그는 전자제품 무역사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일본 바이어가 “왜 골프도 못 하느냐”고 놀리는 소리를 듣고 홧김에 라운드를 약속했다. 그러자 일본인 바이어는 일주일 뒤에 골프 부킹을 잡았다. 김씨는 아널드 파머의 레슨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스윙을 본 뒤 혼자서 연습을 했다. 마당에 있는 플라스틱 연습 볼을 하루에 2시간씩 때렸다. 일주일 연습하고 필드에 나간 그는 124타를 기록했다. 이를 계기로 그는 골프에 입문하게 됐다.

그는 사업을 해서 번 돈으로 2000년 온라인 골프 레슨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사업이 실패하면서 그는 하루아침에 알거지가 됐다. 2005년 건설 현장에서 막노동을 하던 그는 장마철로 일감이 떨어지자 그동안 머릿속에 넣어놨던 레슨을 정리해 『내 안의 골프본능』이라는 골프 교습서를 펴냈다. 그러고는 친구들의 도움을 얻어 청담동에 작은 골프 연습장을 열었다.

그는 “말이 연습장이지 타석 한 개만 있는 사무실이었다. 하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회원 수가 100명으로 늘었다. 아마 타석 한 개에 회원 100명을 둔 교습가는 내가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가르치는 재주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2007년 대치동에 마음골프학교를 설립했다. 회원 수가 늘어나자 지난해에는 논현동으로 학교를 옮겼다. 김씨의 생애 베스트 기록은 69타. 그는 “매일 2시간씩 투자해야 싱글 핸디캡 골퍼가 될 수 있다. 싱글이 되려는 욕심을 가지면 그때부터 골프가 고통스러워진다. 보기 플레이만 하자고 생각하면 모든 것이 편해지고 동반자들도 좋아한다. 결국은 마음먹기에 따라 골프가 달라진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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