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통 삼국지라 함은 나관중이 지은 '삼국지연의'를 의미한다. '삼국지연의'는 나관중이 지은 소설이다. 역사서가 아니다. 등장인물 들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많은 허구가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는 소설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이야기들을 진짜라고 생각한다.
저자 허우범씨는 삼국지의 주요 무대가 되는 현장을 답사하며 삼국지의 허구에 대해 적나라하게 풀어헤친다. '삼국지기행'이라는 제목은 삼국지의 현장 답사로 역사의 그 길을 따라 그 진위를 밝혀 가는 과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미 1800년이나 흘러버린 세월에 많은 유적들이 사라지고 중국근대 역사를 지나며 더욱 많은 유적들이 소실되었다고 한다. 글 중간에 고생해서 찾아간 유적지에서 허탕을 치고 온 저자를 볼 때면 참 측은한 생각까지 든다. 그런 어려움에도 기어이 작은 역사의 조각 하나라도 더 찾아내려는 저자의 집요함에 박수를 보낸다.
삼국지를 읽은 남성 독자라면 많은 기대를 할 적벽대전의 현장은 전투 당시의 생생함을 살리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하지만 촉의 험한 지형을 볼때면 삼국중 제일 국력이 약한 촉이 지형에 의지하여 나라를 유지할 수 있었음도 이해가 갔다.
본서에서는 답사와 고증을 위주로 기술 하여서 삼국지를 읽지 않은 독자나, 오래전에 읽은 독자라면 본문 내용 중 이해 안 가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다. '삼국지유적 답사와 함께 읽는 삼국지 '는 답사 유적지와 관련된 소설 부분을 함께 실어 소설과 함께 현지답사 여행을 떠나려는 독자들이 더 편하게 볼 수 있을 듯 하다.
역사가 권력의 지배를 강화하고, 중국 팽창주의에 이용하기 위해 왜곡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역사에 대한 냉철한 시선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삼국지에 대한 그 동안의 낭만적인 감상을 버리고 객관적으로 역사를 봐야 할 때 할 때이다. 소설은 소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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