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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문당 이야기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자연주의 푸드스타일링

by 예문당 2013. 6. 24.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꾸미기, 스타일링을 생각해보면 무척 어렵게 느껴집니다. 뭔가 특별한 소품이 필요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마침 <들살림 월령가> 양은숙 작가와의 만남 행사장에서 자연주의 푸드 스타일링을 직접 배우고 왔습니다. 양은숙 작가님은 자연주의 푸드스타일링의 1인자세요. ^^


9시반에 교대에서 출발해서 경기도 광주로 향했습니다. 저자님께서 추천해주신 <들밥> 식당에서 조금 이른 점심을 먼저 먹었는데요, 밥상을 보자마자 무척 행복했습니다. 왜 저자님께서 이 식당을 추천해주셨는지 알겠더라구요. 짜잔~


시골 밥상이 그대로 느껴지시죠? 다시 배가 고프기 시작하는데요, 양푼에 쓱쓱 밥을 비벼서 비빔밥을 만들어먹고 서둘러 작가님께서 살고 계신 방등골로 향했습니다. 


양은숙 작가님이세요. 작가님께서는 마을입구까지 나오셔서 반갑게 저희를 맞이해주셨습니다. 밝게 웃으시는 모습이 보는 사람을 무척 기분좋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작가님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마을 산책을 하였습니다. 


평화로운 시골마을이에요. 도로에서 떨어진 외진 마을이었는데요, 경기도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었습니다.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이런 마을이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거든요. 도시에서만 살아서 시골 모습을 잘 모르는 제 모습이 너무나도 안타까웠습니다.

동네에서 보리수, 버찌, 오디 등을 따 먹으며 시골에 온 기분을 마음껏 느꼈습니다. 오디를 따려고 줄 서있는 사람들의 모습이에요. 제가 오디를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이날 먹은 오디는 더 단맛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제 기분이 좋아서 그랬을까요?


오이, 호박, 고추 등이 열린 모습도 보고 따먹기도 하면서 감자밭으로 갔습니다. 저는 시댁이 시골이라서 결혼한 이후로 들살림까지는 아니지만 농가의 풍경을 보면서 지내고 있었는데요, 이런 경험이 처음인 분들도 계셨습니다. 새삼스럽게 흙을 가까이할 수 있다는 데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밭에서 캔 감자를 가지고, 드디어 양은숙 작가님의 댁 마당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수박파티를 위해 이렇게 멋지게 준비를 해놓으셨더라고요. 맛난 기장떡과 그릇 크기만으로도 놀라운 화채용 수박, 그리고 가장 놀랐던 것은 꽃장식이었습니다. 수박 껍질이 멋진 수반으로 변신해있더라고요. 수박 수반에 들꽃들, 들살림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가능한 일이겠지요? 도시에서는 꽃을 따로 준비해야겠지만요. ^^


수박에 사이다, 탄산수, 얼음 등을 넣어 화채를 만들고, 수박화채가 시원해지기를 기다리며 작가님의 자연주의 푸드스타일링 강의를 들었습니다. 자연재료를 활용한 스타일링이었는데요, 작가님 댁에 들어가는 길에 있는 담쟁이 잎사귀들을 많이 활용하여 보여주셨습니다.

먹기 좋게 자른 수박에 허브를 얹고, 차 받침으로는 담쟁이 잎사귀를 사용했습니다. 포크는 나무를 깎아 만드신 나뭇가지 포크를 놓으셨어요. 금새 훌륭한 후식이 완성되었습니다. 


참외의 색감 어떠신가요? 작은 개똥참외에요. 이 참외는 껍질이 얇아서 껍찔째 먹어도 된대요. 위 아래 꼭지 부분만 자르고 참외를 4등분해서 놓았을 뿐인데, 담쟁이 잎사귀와 어울어져 더욱 먹음직스럽습니다. 


쑥개떡은 어떤가요? 직접 뜯으신 쑥으로 만드신 쑥개떡이래요. 찌기 전에 떡살로 문양을 내주셨대요. 보는 것만으로도 정성이 느껴집니다. 이 상태로 보자기로 묶어서 귀한 곳에 방문할 때에 가져가도 좋다고 하셨는데요, 저도 한번 흉내내보고 싶어지더라고요. 이런 떡선물을 받게 된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주는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질 것 같습니다.


음식과 테이블장식에 대해서 배운 후에, 드디어 수박화채를 먹으러 갔습니다. 시원한 화채도 좋았고, 오늘을 위해 어제 손수 담그신 열무김치와 따끈따끈 막 찐 감자는 꿀맛이었습니다. 옆에 준비된 나무젓가락과 나무숟가락도 얼마나 예쁘던지요. 이런 소품은 어디에서 구입하는 것인지 여쭤보는 것을 깜빡했네요. 


모처럼 시골에서 좋은 것들을 보고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 시골에 가면 무언가 해보겠다는 의지도 불끈 생기고, 집에 와서는 상을 차리면서도 스타일링에 좀 더 신경을 쓰게 되었습니다. 아직 초보적인 단계였지만요. 담쟁이 잎사귀가 아니더라도, 우선 냉장고에 있는 것들을 활용해서요.


작가님께 직접 사인도 받았는데요, 작가님의 웃는 얼굴이 아직도 머릿속에서 맴돌아요. 저도 웃으며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자연주의 푸드스타일링 어떻게 보셨나요? 주변의 소재를 활용해서 따라해보세요. 색다른 분위이가 연출될 것입니다. 좋은 행사를 마련해주신 컬처그라퍼 관계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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