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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문당 - 함께 만드는 책 놀이터
예문당 이야기

눈 내리는 날, 시 한수 어때요?

by 예문당 2010. 2. 12.

창밖을 보니 눈이 너무너무 이쁘게 내립니다. 아이폰으로 찍어봤는데, 실력이 미흡하여 이쁜 눈은 안보이고 썰렁한 동네만 보이네요. T.T



예쁘게 내리는 눈을 보면서, 눈에 관련된 시를 찾아보았습니다.

한편 소개해드릴께요. 한시에요. ^^

              첫눈

                                                           이숭인

아득하니 세모의 하늘에서 눈이 내리네
새해 첫눈이 온 천지에 쌓이네

새들은 산 속의 보금자리를 찾지 못하고
중은 눈 덮여서 샘물 담긴 돌 확조차 더듬고 있네

주린 까마귀 들판에서 울부짖고
얼어붙은 버드나무 시냇가에 누워버렸네

어느 곳에 인가 있어서
저 먼 숲 속에서 연기가 나는 걸까?



'詩의 번역은 반역이다'란 말이 있다. 위의 시처럼 완전하게 겨울눈 내리는 정경을 읊은 시를 번역함은 작자의 심경에 반역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한 해가 저물 무렵 새해를 맞이할 눈이 펑펑 쏟아진다. 하늘 아득히 먼 곳으로부터 온 천지에 소복하게 쌓이는 눈. 새가 깃들 보금자리를 못 찾고 중도 물긷는 돌 확조차 어디쯤인지 더듬을 정도로 내린다. 까마귀와 버드나무까지 견디지 못하게 많이 내린 눈. 그 눈 덮인 천하에 멀리 하얀 연기가 하늘 위로 올라가고 있구나. 사람들만이 폭설을 이기고 설 지낼 준비를 하는구나.


李崇仁(1347~1392) : 고려말기 학자로서 호는 도은(陶隱). 이색에게 사사함. 정몽주와 같이 실로(實錄)을 수찬하였음. 삼은 중 한 사람. 간결하고도 우아한 시풍을 지녔음.

<< 한.중.일 한시 100선 >> 중에서...

교과서에서 배우는 시와 한시는, 명시임에도 불구하고 그 순간 왜이렇게 지루하고 재미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지하철역에 가도 시가 많이 소개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잠시 쉬며 삶속에서 만나는 시 한구절은, 삶을 되돌아볼 수 있게도 하고, 여유와 풍요도 주는 것 같습니다.

이제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죠. 이번에는 연휴가 짧아 아쉽고, 사실 이쁜 눈을 보고 있지만, 장보러 가시는 어머님들 길 미끄러운데 넘어지실까봐 염려가 되고, 먼 고향길 찾으시는 분들 길 더 막힐까봐 더욱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바쁜 삶 속에서.. 항상 여유 잃지 마시고, 가족과 함께 행복한 설날 맞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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