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스리는 산행 - 이석암 글.사진/에세이퍼블리싱 |
제가 펜펜(pennpenn)님을 처음 알게된 것은 블로그를 막 시작하고 나서였습니다.
그 때는 티스토리에 이사오기 전인데요, 텍스트큐브를 이용해서 설치형 블로그를 시작했죠.
사실 그때까지 전 메타블로그를 몰랐습니다. 블로그 홍보방법을 고심하고 있었죠.
우연히 eolin에 들어갔다가, 펜펜님의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독서리뷰 에 댓글을 달게 되었습니다. 당시 일 조회수 10도 안되던 저에게 펜펜님의 높은 조회수는 놀라움 그 자체였고, 믹시에 대한 소개글에서 믹시의 존재를 처음 알면서, 메타사이트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막연하게.. 저자분.. 이라는 이미지만 갖고 있다가, 지난 토욜 영등포 교보문고에서 책을 찾아보았습니다.
관련글 : 영등포 타임스퀘어가 즐거운 이유
전 등산도 안하고, 걸어서 올라가는 것보다는 겨울에 리프트나 곤돌라를 타고 정상에 올라가서 스노보드를 타고 쭉.. 내려오는 것을 좋아합니다. 정상에서의 느낌은.. 쪼끔.. 안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걸어서 올라온 보람은 거의 머 느껴본 적이 없죠. ^^;;
근데 책을 보니까, 이쁘게 잘 빠지고 마음에 들어서.. 일단 사가지고 왔지요. (책 사는건 잘합니다. 흐흐..)
펜펜님이 궁금해서요~ 포스팅한 이전글은 사실 다 읽기가 어렵고, 그냥 책 한권 읽는게 더 편하다고 생각했어요. 저희 아빠보다 한살 많으시니, 아부지 친구분 이실수도 있겠다는 (3, 4명 지나면 안다죠?) 생각도 들었습니다. ^^
프롤로그의 한 구절이 제 마음을 잡았습니다.
'산을 가려고 하면 마음이 먼저 산에 갑니다.
따라서 실제 산을 오르는 것은 먼저 가 있는 제 마음을 되찾으러 가는 것이지요.'
따라서 실제 산을 오르는 것은 먼저 가 있는 제 마음을 되찾으러 가는 것이지요.'
제가 한 때! 스노보드에 미쳤던 그 겨울.. 제 느낌과 일치하는.. 이 말.
꼭 산 뿐만 아니더라도, 어딘가에 마음이 먼저 가 있다는 이 말, 블로그에 마음이 가 있고 댓글이 궁금해서 이부자리에서 바로 일어나서 컴터로 뽀르르 달려오는 제 맘을.. 어찌 그리 잘 표현해놓으셨는지..... ^^;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의 16명산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북한산
북한산성, 의상봉, 용출봉, 용혈봉, 증취봉, 나한봉, 칠성봉, 문수봉, 대남문, 삼각산 문수사로 이어지는 여정을 소개해주십니다. 저도 머.. 한번인가 구파발쪽으로 해서 가봤는데요, 가보고도 어딜 갔다온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반갑더라구요. 제가 아는 곳부터 소개해주셔서요. ^^
설악산
설악산 답사기는 두번에 걸쳐 소개해주십니다. 무박으로 다녀오셨는데요, 오색에서 시작하여 대청봉, 소청봉, 희운각 대피소, 천불동 계곡, 신흥사, 통일대불, 설악산 소공원을 다녀오신 코스하고, 공룡능선을 다녀오신 코스에요. 오색(남설악 매표소)에서 시작하셔서, 대청봉, 설악대피소, 희운각 대피소, 무너미고개, 신선봉, 1275봉, 나한봉, 마등령, 비선대, 설악동 코스에요.
저도 설악산 아래까지는 여러번 가봤어요. 울산바위까지 올라가봤구요, 권금성은 케이블카타고 올라갔는데, 안개로 아무것도 못보고 내려왔었어요. 큰아이 만삭때.. 천불동 계곡을 다녀온 것 같습니다. 무더운 여름에 낑낑대며 걸어가던 생각도 나고, 다녀온 곳들이 생각나니까 너무 흥겨웠어요. ^^
치악산
가리파고개, 시명봉, 남대봉, 향로봉, 비로봉을 거쳐, 병창코스로 내려오셨어요.
치악산은 들어보기만 했는데요, 1978년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마음을 진정시키러 올라오셨다가, 27년만에 다시 찾으셨다고 하니, 얼마나 감회가 새로우셨을까.. 웬지 저도 정상의 모습이 눈에 그려집니다. ^^
계룡산
황적봉, 쌀개봉, 쌀개릉, 관음봉, 삼불봉, 남매탑, 동학사 코스를 다녀오셨어요.
충남 공주는 저희 외가에요. 어릴 때 동학사에 다녀온 기억이 났어요.
코스별로 중간중간 시간도 적어주시고, 묘사도 생생하게 해주시고, 여러 이야기를 함께 해주셔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책장이 넘어갔습니다. ㅎㅎㅎ
변산반도 쌍선봉, 직소폭포, 내소사
변산 8경에 대한 소개로 시작하여, 남여치 매표소에서 시작하십니다. 쌍선봉, 낙조대, 375봉, 직소폭포, 관음봉 삼거리, 내소사 코스로 다녀오셨어요. 엄마가 가끔 내소사에 다녀오신다고 하셨는데, 바로 여기였네요.
제가 우리나라 지도를 봐도 지역을 잘 몰랐는데, 이번에 많이 배웠습니다. ^^
소백산 비로봉, 국망봉
백두대간 제17구간(죽령~연화봉~비로봉~국망봉~고치령) 제33소구간(죽령~고치령)인 소백산 구간 중 비로봉 북쪽을 다녀오셨습니다. 고치령, 늦은맥이재, 상월봉, 국망봉, 비로봉, 천동계곡 코스로 다녀오셨습니다.
국망봉의 전설에서 신라 경순왕과 마의 태자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바람의 종류도 소개해주셨어요. 가는바람(솔바람), 실바람, 날바람, 눈꽃바람, 명지바람 등등... 곳곳에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남한산성과 남한산
마천역에서 내리셔서 산행들머리를 찾으시고, 남한산성 연주봉옹성, 서문, 수어장대, 남문, 동문, 벌봉, 산사창동 코스로 다녀오셨습니다. 남한산성을 소개해주신 부분에서 2천년전 고구려 동명왕의 아들 백제의 시조 온조왕 때부터 역사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어요. 제가 한번인가.. 가본 남한산성에 대한 기억은.. 그저 닭백숙 먹었던 곳.. 이었는데 말이죠. -_-;;;; 저희 아이들과 함께 가보고 싶은 곳들이 얼마나 많아졌는지 모른답니다~
선운산
경수산, 수리봉(도솔산), 낙조대, 천마봉, 배면(배멘) 바위, 청룡산, 쥐바위, 사자암, 투구바위, 선운사 코스로 다녀오시면서, 미당 서정주님의 시비를 보시고 '선운사 동구'라는 시를 소개해주십니다.
혹시나해서 저희 도서 "시비로 만나는 아름다운 시"를 찾아보니, 있는거에요~~ 우와.. 반가..
그래서 펜펜님의 책을 내려놓고 잠시 시집을 들고 시 감상에도 빠졌었어요. 소개해드릴께요~
(새벽 3시쯤 잠 안자고요.. 지금도.. 새벽 3시군요. 쿨럭)
<출처 : 오마이뉴스>
선운사 동구
서정주
선운사 고랑으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것만 시방도 남았읍디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읍니다.
시비에 새겨진 <선운사 동구>는 1969년에 발행된 시집 <동천>에 실린 작품이다.
선운사로 동백꽃을 보러 갔다가 너무 일러 동백꽃은 못 보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남은 작년것을 보고 왔다는 <선운사 동구>는 시라기보다 새로운 육자배기 가락이다. 동백꽃을 못 보았기에 탄생한 또 하나의 육자배기는 항상 젊은 모습으로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떠돌아다니고 있다. 세울이 흘러 시비의 글씨가 점점 더 흐려질수록 떠도는 육자배기 가락은 맛이 더욱 깊어지리라.
<<시비로 만나는 아름다운 시>> 중에서..
선운사 동구
서정주
선운사 고랑으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것만 시방도 남았읍디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읍니다.
시비에 새겨진 <선운사 동구>는 1969년에 발행된 시집 <동천>에 실린 작품이다.
선운사로 동백꽃을 보러 갔다가 너무 일러 동백꽃은 못 보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남은 작년것을 보고 왔다는 <선운사 동구>는 시라기보다 새로운 육자배기 가락이다. 동백꽃을 못 보았기에 탄생한 또 하나의 육자배기는 항상 젊은 모습으로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떠돌아다니고 있다. 세울이 흘러 시비의 글씨가 점점 더 흐려질수록 떠도는 육자배기 가락은 맛이 더욱 깊어지리라.
<<시비로 만나는 아름다운 시>> 중에서..
펜펜님의 시 해석을 읽고, 처음에는 잘 이해가 안갔는데요, 저희 책에서 이 시에 해석을 읽고, 다시 펜펜님의 해석을 읽으니 슬슬 이해가 되네요. 정말 이런 제 모습이 신기합니다. ㅎㅎㅎ
무등산
둔병재, 안양산, 백마능선, 장불재, 입석대, 서석대, 서석대, 중봉, 중머리재, 새인봉, 증심사지구 주차장 코스로 다녀오셨습니다. 들어보기만 했던 무등산. 소개를 읽으며, 무등산의 개요를 알게 되었습니다. ^^
영남의 소금강, 청량산
입석, 응진전, 김생굴, 경일봉, 자소봉(보살봉), 의상봉, 청량사의 코스로 내려오시는데요, 다양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소개가 재미있습니다. 그 중 제가 특히 재미있었던 부분은 바로 "퇴계 이황"선생님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의상봉 정상 너머 전망대에서 하신 말씀이에요.
아마도 퇴계 이황 선생이 바로 여기서 '청량산 육육봉(6·6봉, 12봉우리를 말함)을 아는 사람은 나와 백구(白鷗, 흰기러기)뿐' 이라고 읇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미칩니다.너무 낭만적이시지 않나요. 낭만 펜펜님이십니다. ^^
제가 얼마전 위인전을 읽고, 퇴계 이황선생님께서 공부하시러 청량산에 들어가셨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바로 여기였군요. 아는만큼 보인다더니, 웬지 청량산이 더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공부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ㅋㅋ
관련글 : 위인들의 어린시절 공부법
산정호수를 끼고 있는 명성산
산안고개, 궁예능선, 명성산 정상, 삼각봉, 궁예약수, 등룡폭포 코스로 다녀오셨습니다.
제가 산정호수는 몇번 다녀왔어요. 고2때 극기훈련, 대학교때 MT등. 오래전이죠.
그래도.. 이 곳이 궁예와 관련있는 곳이라고.. 아무도..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어요. 펜펜님만이 알려주셨죠.
다시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
운악산
운주사, 무폭포, 현등사 코스로 다녀오셨습니다. 운악산과 현등사를 노래한 시도 듣고, 경기에 5악산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지요. 바로 경기5악이 운악산, 화악산, 관악산, 감악산, 송악산(개성)인데요, 전 관악산자락에 살고 있어요. 날풀리면 아이들데리고 뒷산인 관악산에도 가봐야겠습니다~ ^^
무릉계곡, 청옥산
무릉반석, 삼화서, 사원터, 연칠성령, 학등능선, 쌍폭포 코스로 다녀오셨어요.
1500평 규모라는 무릉반석이 너무 궁금해집니다. 속초에서 경주로 내려가는 길에, 무릉계곡 안내도만 본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 좋은 곳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었어요. ^^;
연칠성령에서 청옥산까지는 야생화의 보고라고, 야생화에 대한 소개도 좀 해주셨어요.
정말 산에 다니시면, 약초, 야생화에도 관심이 많으시겠어요. 저희도 이에 대한 식물도감을 준비중이에요. ^^
방태산
한니동 계곡, 깃대봉, 배달은석, 주억봉, 구룡덕봉, 적가리골 코스로 다녀오셨습니다.
산나물 채취에 몰두한 등산객들의 사진이 재밌네요.
저희 시부모님께서도 산나물 마니 채취해오시는데요, 어머님 아버님 생각이 났습니다. ^^
용봉산
투석봉, 용봉산 정상, 노적봉, 악귀봉, 절고개, 마애석불 코스로 다녀오셨어요.
이번 산행은 이 책에 실린 산행 중 유일하게 가족과 함께하신 산행이었어요.
출발부터 휘파람 불고 계시는 것 같은 펜펜님 모습이 엿보입니다.
저희 시아버님께서도 등산 무척 좋아하세요.
문득.. 신혼초 늦잠자고 싶은데, 새벽에 불려나가서 산에 갔던 기억이 납니다.
속으로는 뾰로퉁... 했지만, 산에가니까 좋더라구요~~ ㅎㅎㅎ
희양산
은티마을, 은치재, 구왕봉, 지름티재, 희양산 정상, 이만봉, 곰봉(곰틀봉), 분지리 코스로 다녀오셨어요.
이 곳의 위치가 충북 괴산군 연풍면과 경북 문경시 가은읍의 경계라는데요, 저희 아버님 고향이에요.
괴산에서 태어나시고, 문경에서 자라셨거든요. 한번 다녀온 적 있는데 넘 신기.
주말에 아버님 뵈면, 이 책 선물해드리려구요. 넘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
연속 이틀, 새벽에 책과 함께 산행을 하니 머리가 맑아지네요.
상상만으로도.. 20~30%의 효과가 있대요. 그래서 정말 꿈은 이루어진다고 해요.
가장 좋은 책은, 가슴 뛰게 만드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1999년 이후로 1년에 비행기 한번정도씩은 타면서 해외를 경험했었어요. 하지만 국내 경험 기회는 별로 없어서, 잘 몰랐습니다. 이번 계기를 통해서, 우리 나라의 좋은 곳들도 많이 알게 되었구요, 가족들과 함께 가보고 싶은 곳들이 정말 많아졌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놀고~ 즐겁게 생활하려고 합니다.
등산을 좋아하시는 분, 직접 같은 코스로 산행을 계획하시는 분, 마음만이라도 함께 하시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해드립니다. ^^
이런 소중한 경험담을 책으로 엮어주신 펜펜님께 감사드려요. :)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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