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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문당 - 함께 만드는 책 놀이터
독서 후기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 - 시칠리아에서 온 편지

by 예문당 2010. 4. 15.


지난 3월초에 있었던 [제7차 동시나눔]에서 달남자님의 나눔이벤트에서 당첨된 책입니다. 인사만 드리러 들어갔다가, 시칠리아 여행기라는 것을 알고 냉큼 응모를 했었지요.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김영하님이 누군지도 몰랐습니다. -_-;;;;;;;
이젠 알아요~ ^_____________^

얼마전 코타키나발루에 여행가면서, 이 책을 가져갔습니다.
여행지에서 읽기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여행기니까요~ ^^

이 책은 소설가 김영하님께서 아내분과 두분이서 이탈리아의 시칠리아를 여행한 이야기입니다. 책의 앞부분에 이런 글이 나옵니다.

시칠리아에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혼자 상상해오던 이탈리아가 있었다. 따사로운 햇볕과 사이프러스 그리고 유쾌하고 친절한 사내들, 거대한 유적들과 그 사이를 돌아다니는 주인 없는 개들, 파랗고 잔잔한 지중해와 그것을 굽어보는 언덕 위의 올리브나무, 싸고 신선한 와인과 맛있는 파스타, 검은 머리의 처녀들과 느긋하고 여유로운 삶......
...
내가 꿈꾸던 이탈리아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
아니, 그것들은 모두 시칠리아에 있었다.

44-45쪽


처음에 여행지에서 이 책을 볼 때에는 너무 답답했습니다.
지명이 낯선데, 위치가 그려지지 않으니까, 내용이 맴도는거에요.
리파리를 가셨다는데, 어딘지 통.. 그려지지가 않았어요.
책에 시칠리아 지도가 없는 것이 너무너무 아쉬웠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오랫만에 론리플래닛 이탈리아편을 꺼내 지도를 찾아보았습니다.



다시 책을 보니, 이제 그림이 그려집니다. 리파리에서 아파트를 얻어 한달을 생활하시고, 시칠리아 섬으로 나오셔서 섬을 한바퀴 돌면서 여행을 하시죠.

곳곳에서 묻어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개인적인 추억부터 신화 이야기, 지명에 얽힌 이야기 등 여러가지 이야기들.
도대체 이분의 앎의 깊이는 어디까지일까..... 참으로 궁금해지기도 했고,
김영하라는 이 분이 참으로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 또한 잃어버렸던 많은 것들을 기억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 이탈리아에 대한 추억을 꺼내보았습니다.

저도 제가 꿈꾸는 이탈리아가 있습니다.
1999년, 2001년 두번에 걸쳐 이탈리아를 여행했었습니다.
2001년에는 열흘정도 이탈리아를 여행했는데, 반은 혼자 다녔었습니다.
이탈리아의 시골 풍경에서... 위에서 말씀하신 바로 그 느낌을 받았었거든요.
그 때, 언젠가는 시칠리아에 가보겠다고... 막연하게 마음먹었습니다.

아래는 제 마음속에 들어있는 이탈리아에요. 직접 찍어온 사진들입니다. ^^


2001년, 시에나(siena) 탑에서 바라본 전경


2001년, 아씨시(assisi) 성당에서 바라본 이탈리아 시골풍경


2001년, 카프리섬 정상에서 바라본 하늘과 바다


2001년, 배에서 바라본 카프리섬


2. 신혼여행에 대한 추억을 다시 꺼내보았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스튜디오 이름은 지브리 스튜디오입니다. 본문 중에서 에리체라는 지역을 이야기하시며, '천공의 성 라퓨타'를 떠올리셨습니다. 그리고 '지브리(Ghibli)'라는 말은 사하라 사막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바람이란 뜻의 리비아어고,
이탈리아어로는 시로코(sirocco)라고 부른다고 알려주셨죠.

저는 태국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는데요, 방콕에서 남편과 시로코라는 근사한 야외 레스토랑에 갔었습니다. 혹시.. 이 레스토랑의 이름인 시로코가 저 뜻은 아닐까... 라는 궁금증에서 시작해서 사진을 꺼내봤어요. 참... 좋을 때였죠. 방콕에 가시면 꼭... 가보시길 권해드립니다. :)




3. 연필을 깎았습니다.
 


요즘 책을 읽을 때, 연필로 밑줄 그으면서 읽고 있습니다. 밑줄을 그어놓으니, 리뷰할 때 편하고, 연필을 들고 있는 감촉이 너무 좋아요. 닳은 연필들을 모아놓고 오랫만에 연필을 깎아보니, 느리게 사는 삶의 여유가 느껴졌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제게 이 책을 보내주신 달남자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끝까지... 계속해서 한가지가 궁금했습니다. 왜 리파리를 가셨을까????? 
혹시나 하는 맘으로 트윗으로 직접 여쭤봤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답변을 해주셨어요~~~ ㅎㅎㅎ ^^V



전 이래서 블로그랑 트위터가 좋아요~~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곳. ^______________^


문득 책장안의 책 한권이 눈에 띕니다. '김영하 이우일의 영화이야기'. 2007년 SBI 출판예비학교 편집자 입문과정에 수강했을 때,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님께 선물받은 책입니다. 받자마자 책장으로 고고씽해서 그대로 지금까지 있었는데............ ㅎㅎㅎ 이제 김영하님이 누군지 알았으니, 담에 함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언제? 책이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 ㅋㅋ

좋은 하루 되세요. :)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 - 10점
김영하 글 사진 | 랜덤하우스 코리아
2009년 1월 21일 초판 1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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