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예문당 - 함께 만드는 책 놀이터
출판 이야기

베스트셀러 낸 출판사는 망한다는 속설의 진실

by 예문당 2010. 9. 15.

<출처: mimax Flickr>

아버지께서 저에게 예전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들려주시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베스트셀러 낸 출판사는 망한다."

이야기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한 출판사가 출판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됩니다. 베스트셀러를 낸 출판사는 경제적으로도 상당한 보상을 받고 출판사의 인지도가 급상승합니다. 그것이 얼마동안 지속되지요.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한 번 베스트셀러의 달콤한 맛을 본 출판사는 다음에 내는 책들도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는 과다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게 됩니다.

다시 베스트셀러가 탄생하여 마케팅 비용을 보전해 주고 수익을 내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했을 경우에는 그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출판사는 그만 문을 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얼마전 매일신문에 게재된 "한국에서는 독서도 유행탄다"[링크] 라는 기사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예전에 책이 모자라는 시절에야 책을 내놓기만 해도 판매가 되었지만 요즘과 같이 하루에도 수십종의 책이 쏟아지는 현재는 좋은 책을 만들어도 적절한 광고, 마케팅 없이는 책의 판매를 기대하기 힘든 현실입니다. 그래서 출판사들은 부담이 되지만 적지 않은 비용을 마케팅에 투자하는 것이지요.

기사본문에서도 언급했듯이 베스트셀러에 숨어 있는 또 하나의 함정 중에 하나는 바로 재고 문제입니다. 어느날 반짝했다가 순식간에 식어버리는 유행이 있는데 반응이 있다 싶으면 거래처들은 수요 이상으로 주문을 합니다. 꾸준히 팔리면 다행이지만 어느날 책을 찾는 사람이 뚝 끊기면 그 책은 모두 반품되어서 출판사의 재고 부담으로 다가 옵니다. 반품의 규모가 작을 때는 큰 문제 아니겠지만 그 규모가 크면 출판사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됩니다.

베스트셀러는 출판인에게 하나의 로망입니다. 아버지도 말씀은 저렇게 하셨지만 베스트셀러 내 보는 것이 소망이라고 종종 말씀 하셨습니다.

결국 아버지께서 저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베스트셀러를 내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베스트셀러를 내기 위해 헛된 욕심 부리지 말고 꾸준히 분수를 지키며 출판사를 운영하라는 말씀일 것입니다. 혹 베스트셀러를 출판하게 되더라고 우쭐하여 다음에 욕심부려 일을 그르치지 말라는 의미이기도 하고요.

- 책 쟁 이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