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한지도 어느덧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저희 큰아이도 올해 입학을 해, 저도 함께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입학 첫주는 유치원에 비해 늦게가고 일찍 옵니다. 보호자가가 데려다주고 데리고 와야하구요. 저희 아이의 경우 오전 3교시 수업을 하고,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방과후 수업은 이번주부터 시작되고요.
선생님, 아이들, 학부모 모두 적응기간입니다. 일주일 아이를 학교에 보내보니 선생님도 잘 이끌어주시고, 아이도 잘 따라가는 것 같아서 안정되고 있지만, 저를 신경쓰이게 하는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같은반 엄마에게 들려오는 교실청소 이야기입니다.
교실 청소에 대해서 우리 학교는 공지사항이 없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 주최하신 1학년 학부모 연수에서도 그런 이야기는 없었고, 학부모 총회는 다음주에 예정되어있습니다. 아이에게 청소에 대해 물어보니, 아이들이 모두 자신의 책상을 닦고 선생님께서는 바닥을 청소하신다고 하셔서 처음에는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옆반 엄마들이 등교 첫날 교실 청소를 했습니다. 다음날 이 소식을 전해들은 우리반 엄마도 우리반 청소를 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계속 해야하니 저도 나와서 청소를 하라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은 엄마 손이 많이 가고, 엄마가 학교 일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런 비공식적인 일로 학교를 가야한다는 것이 좀 어리둥절했습니다.
다른 학교에 다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모두 다르다는 대답을 들었구요. 대체적인 반응은 학교나 담임선생님으로부터 공지사항이 나오기 전에 먼저 학교 일에 나설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청소를 했다는 엄마에게 이유를 물었습니다. 왜 학교에 와서 청소를 해야하나요? "선생님 때문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 때문입니다."라는 했습니다. 아이를 위해 청소 할 수 있습니다. 가끔 한번씩 있는 대청소라면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기약도 없이, 무조건 일주일에 3번씩 학교에 와서 청소를 하는 것이 과연 아이를 위하는 일일까요?
아이는 자신이 놓여 있는 환경과 상호작용하여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을 갖추어가며 3세까지의 그러한 경험이 인격의 기초를 형성한다. 아이가 자발적으로 주변 환경을 배려하는 행위와 활동을 하려면 주위 어른과 또래의 영향이 중요하다. 청소를 하고 식사를 준비하며 화초를 재배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본 아이는, 자신도 그 모습을 흉내 내어 적극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처음에는 잘하지 못하던 일도 반복하면서 점차 능숙해진다.
- <아이의 민감기> 중에서..
교실은 아이들만 이용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현재 우리 아이의 담임 선생님은 경험이 많으신 분입니다. 분명히 청소에 대해서도 생각이 있으시겠지요. 그런데 그걸 참지 못하고 선생님의 공지가 있기 전에 엄마가 먼저 나서서 청소를 해야할까요? 그리고 아이와 함께가 아니고 아이는 운동장에서 놀고, 엄마들끼리만 하는 청소, 언제까지 걸레 들고 아이를 쫓아다녀야 할까요?
얼떨결에 청소모임에 참석한다고 했다가, 미안하지만 가지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조만간 열리는 학부모 모임에서 결정되면, 그에 따라서 움직이겠다고도 했고요. 대신 집에서 아이에게 청소하는 방법을 알려주려고 합니다. 이전에는 아이에게 숟가락 놓는 일만 지정해주었지만, 행주로 식탁 닦는 것까지 역할을 늘려주고, 빗자루로 바닥 청소하는 것도 좀 더 적극적으로 시키려고 하고요.
다음주에 학부모 총회가 열립니다. 믿고 기다리려고 합니다. 답답해도, 조금 더 기다려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엄마들이 너무 조급해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내 아이를 위하는 길, 우리 아이를 위하는 길을 진지하게 생각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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