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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문당 - 함께 만드는 책 놀이터
독서 후기

디자인 오남용을 말하다. '김민수의 문화 사랑방 디자인 사랑방'

by 예문당 2010. 2. 9.

지난주 상암동 누리꿈 스퀘어에 방문할 일이 있었습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멀리서 보니 참 독특한 모양의 건물이 눈에 띄이더군요. 가까이 가서 보니 마포구청이었습니다.

주위경관과 어울리지 않게 현란한 모양새. 유리로 몸을 두른 모습. 언제부터인가 지자체들이 신청사 짓기 경쟁이라도 하는 듯 합니다. 그런 건물의 모습을 보면 거북함을 느낍니다.  마치 웅장한 모습으로 떡 버티고 서서 우리에게 군림하려는 듯 한 모습으로 보입니다. 자신들이 새로 지어 놓은 그 건물을 보면서 시민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고민은 해 봤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서울의 모양새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봅니다. 한강 유람선을 타보면 마치 아파트를 사열하는 듯 합니다. 주위 경관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나홀로 고층 빌딩들. 이런 와중에 잠실, 용산 여기 저기 세계 최고의 고층 빌딩을 짓는다고 난리네요. 

금요일, 집에 퇴근하여 보니 "김민수의 문화 사랑방, 디자인 사랑방" 이라는 책이 있더군요. 아내가 그린비 출판사의 동시나눔 이벤트에 참가하여 받은 책이라고 합니다. 이벤트 담당자 분의 친필 사인과 엽서도 함께 보내주셨습니다. 그린비 지우님 감사합니다. ^^

김민수 교수는 머리글에서 강하게 한국 사회를 비판합니다. 열정은 사라지고 자본주의 논리에 잠식된 대학, 재정착 할 수 없는 뉴타운, 광장으로서의 기능이 의문스러운 광화문 광장, 죽은 적이 없는 강을 살리겠다는 '4대강 살리기'. 

소중한 가치를 잃어 가는 한국 사회의 문화적 치유에 대해 말합니다. 우리 내면의 열정을 기억하고, 이를 소통하고 연대 하는 것. 우리 사회의 진실을 꿰뚫어 보기 위해 시각문화와 디자인에 주목해야 한다고 합니다.

정신적, 사회문화적, 미학적 성찰을 담지 못하고 구호와 이미지만을 남발하는 명품도시, 감성도시, 친환경도시 건설, 디자인거리 조성 및 간판 정비 사업 등 수많은 개발사업들로 우리 사회의 열정을 표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디자인'을 얘기합니다. 

그동안 추구한 개인적 정서의 자족적 미학을 넘어 공공성에 기초해 사회적 가치로 소통하고 교감해 신뢰를 형성하는 미학으로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우리 사회의 시각문화에 대한 독해력를 증진해야 한다고 합니다.

본문은 2005~2006년 사이 김민수 교수가 라디오 방송을 위해 썼던 원고들을 정리하여 모아 놓은 형식입니다. 그런 이유로 본문은 매우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한국 사회의 왜곡된 가치관을 그대로 반영하는 광고들
옷과 휴대장치의 미래를 보여주는 퀵 아저씨의 복장
친일 행적이 뚜렸한 조각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김구, 안중근 동상.
정치적 색채로 구설수에 오른 '위대한 의자, 20세기 디자인전'
기념사업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은 숭모사업
이탈리아 문화의 정체성
헤이리 북하우스에서 발견한 옛 책들
백남준, 고우영, 오윤, 윤이상, 이철수, 김홍도, 카르티에-브레송, 나라 요시토모, 키아로스타미, 보드리야르, 세바스티앙 살가도의 예술 이야기
고층빌딩에 대한 환상
서울 신청사에 대한 고찰
새 디자인의 자동차 번호판
노들섬 오페라 하우스
선유도 공원

등등등. 한 마디로 정리하기 어려울 정도로 광범위한 분야의 이야기를 합니다. 아무래도 디자인, 문화라는 것이 우리 생활 모든 분야에 관련되기 때문이겠지요.

김민수 교수가 다시 글을 쓴다면 각 지자체들의 신청사의 디자인에 대해서 한 마디 하지 않을까요?

서울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던 중에 좋은 책을 만나게 되어 매우 반가웠습니다.

- 책 쟁 이 -
 
김민수의 문화 사랑방 디자인 사랑방 - 10점
김민수 지음/그린비
2009년 12월 30일 초판 1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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