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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문당 - 함께 만드는 책 놀이터
출판 이야기

50년 역사와 전통, 안양의 명물 대동문고의 현재는?

by 예문당 2010. 2. 11.

어제 안양 시내에 나갔다가, 교보문고 안양점을 거쳐 대동문고에 갔습니다. 교보문고 안양점과 대동문고는 길건너에 바로 있기 때문에, 둘 다 둘러보기가 좋습니다. 갈때마다 느끼는 것이, 교보문고 안양점뜨는 해이고, 대동문고지는 해구나.. 하는 점입니다. 옛날 제 어린시절 기억속의 대동문고는.. 이미 사라져버린지 오래거든요.

서점에 나갔다는 이야기를 들은 신랑이, "사장으로 산다는 것"이라는 책을 꼭 대동문고에서 사오라고 합니다. 저희가 교보문고도 사랑하지만.... ^^;;; 대동문고는 오랜기간 거래한 정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교보문고 안양점 매대에는 저희 책들이 한권도 없지만, 대동문고 매대는 가는 곳마다 저희 책들이 보여요. ^^;


저희 여행 외국어 시리즈인, 잘 터지는 여행 베트남어, 여행 스페인어, 여행 중국어, 여행 러시아어, 여행 일본어, 여행 영어가 보입니다. 다른 서점에서는.. 매대에 잘 안깔아줍니다. T.T


열심히 만든 논어와 친구되기와 사자소학도 보이네요. 교보에서는 정말 쳐다봐주지도 않습니다. T.T

이러니... 제가 어떻게 대동문고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나요.
저의 어린시절 추억이 깃들여져 있는 곳이고, 저희 도서 진열도 잘 해주는 곳인데 말이죠.
그래서 어제는 인터넷으로 사도 되지만, 인터넷에서 사면 할인이 많이 되겠지만,
일부러 대동문고에서 사겠다고 결심하고 서점에 갔습니다.

"사장으로 산다는 것", "하루 15분, 책 읽어주기의 힘", "엄마학교" 이렇게 3권요.
유명책들이니, 당연히 있을 줄 알았습니다. 매대에 가보니.. 없습니다. 벽면 책꽂이에도.. 없습니다. 검색을 요청했더니, 한 권은 없지만, 두 권을 재고가 있다고 찾아주겠다고 했습니다. 전산과 실제 재고간의 착오가 있어서, 결국 세권 다 없다고 했습니다. T.T
한권도 못사왔습니다. 

계산대를 보니, 이런 종이와 함께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타이핑을 해봤습니다.

안양 역사책에 안양의 명물로 등록된 50년 향토기업 대동문고


고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항상 대동문고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동문고는 안양시사편찬위원회에서 출간한 안양시 역사책에 안양의 명물로 기록되 있는 곳이기도 하며 단순히 이익만을 추구해 온 중소기업이 아니라 지난 50년동안 지역사회 발전과 시민들을 위한 남다른 봉사활동을 해왔던 대표적 토착기업입니다.

안양시청의 지역경제팀에서는 지역에서 전통과 상징성을 갖고있는 지역재래시장을 보호해야 하는 것처럼 안양의 오래된 전통의 대표서점인 대동문고의 존속은 안양시와 시민들, 지역경제에 있어 경제적, 정서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특히 창업주인 전영선 회장은 한 평생을 일개 서적상이 아니라, 사회 교육자로서의 경영철학을 실천한 안양의 자수성가 기업인입니다. 그는 돈이 없어 공부를 하지 못한 불우한 시절이 있었기에, 어렵게 번 돈으로 불우학생 장학금 지원, 소외계층을 위한 익명의 봉사, 안양 카네기 설립, 안양 교도소 독서 대학 설립 운영, 안양시 각 동단위의 새마을 문고 설치 운영, 안양 시민을 위한 수천권의 도서 기증, 피해 조선족 동포 돕기, 조선족 중학교 장학금 지원 등 일일이 예거할 수 없는 봉사활동을 펼친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이런 점들이 높이 평가되어, 안양 지역의 퇴직 교장단에서는 수년전부터 대동문고 자원봉사단을 구성하여 주6일간 대동문고 현장에서 '책도우미' 활동독서지도 등 무료봉사를 해오고 있습니다. 또한 설립자의 뜻을 살리기 위해 현 운영진에서도 결식 초등학생 돕기, 보육원에 도서 및 학용품 기증, 안양지역 어린이집, 유치원생 서점 무료견학, 안양시 전 지역 중학교에 전통악기 무료 강습, 초.중.고 교과서 원가 공급, 안양시청을 도와 매년 대학입시 설명회 실시, 그간 독자와 시민을 위한 100회 이상의 수많은 무료 행사, 강연 및 세미나 등을 실시했습니다.

앞으로도 보다 나은 서비스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고객님들의 끊임없는 성원 부탁드립니다.

2009년 8월 28일 대동문고 임직원 일동

서점에 무슨 문제가 있어 보이죠. 제작년말 부도가 났었다고 합니다.
저도 얼핏듣고 잠시 충격에 빠졌던 그 때가 생각났습니다.

대동문고는 2008년 말 부도처리가 되었고, 지금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관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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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에 바로 맞은편에 들어선 교보문고 안양점에 의해서 직격탄을 맞아서, 결국 부도가 난 것입니다. 그렇게 화려하고... 기억속에 정말 소중했던 서점인 대동문고가 저리 지는해로 초라하게 변해버린 것이지요.

저와 같은 느낌으로 블로깅해주신 분의 글을 만나게 되어 함께 링크합니다.
관련글 : 변한 것과 변하지 않는 것 #1


대동문고가 회생하기 위해서는.. 여러 노력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1. 서점 시스템부터 바뀌어야합니다

도서를 찾아달라고 문의하니,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책검색한 후 ISBN을 카피해서 대동문고 내부 검색 프로그램을 통해 책을 찾아줍니다. 옆에 서있던 저는 인터넷 교보문고의 30% DC된 가격을 보고도 꾹 참고 있었으나, 결국 재고와 실제 도서 사이의 차이로.... 그나마 책도 못샀습니다. 적어도, 대동문고 자체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했어야하고, 재고와 서적의 숫자도 맞았어야했습니다.


2. 옛 향수에 젖어, 대동문고를 찾은 독자가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50년 역사에 대한 자존심, 향토기업만 강조해가지고는 안됩니다. 서점 너무 깨끗하고, 직원분들 친절하시지만, 고객이 직접 검색할 수 있는 컴퓨터는 꺼져있었습니다. 위에 서명 받으시면서, 보다 나은 서비스로 열심히 하시겠다고 하셨으면, 지키셔야합니다. 

이 곳이 무료로 운영되는 도서관이 아니고, 유료로 책을 사야하는 서점인 이상,

시장 돌아가는 상황대로.. 고객의 눈높이에서 노력하셔야합니다. 

비단, 대동문고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지역 서점을 하나씩 잡아먹어가고 있는 거대한 서점들, 동네 슈퍼들을 하나씩 잡아먹어가고 있는 대형 유통사들, 결국 소비자를 위하는 척 하지만, 그렇지 않죠. 

오래된 지역 서점들이 하나 둘 무너져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무너져가는 서점에서만 우리책이 진열되어있다고 좋아할 것이 아니고, 저희도 신규 서점들에 활발한 마케팅을 진행해야겠지요. 세상은 변하고 있으니까요. 어차피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 아닌가요. 

여러가지 생각이 오가는 오후였습니다. 어제 책을 사오지 못해 너무 마음이 아픈데.. 그냥 인터넷 서점에서 주문해야할 것 같습니다. 떱.

하지만, 여전히, 매주, 열심히 대동문고에 갈꺼에요. 
멋지게.. 일어나길 바랍니다.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 있는데도, 손님은 거의 없어서... 마음아프지만... 정말 잘 되면 좋겠네요. 추억속의 그 서점, 아직도 잘 있나요? 인터넷 서점도 좋지만, 오프라인 서점도 찾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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