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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문당 - 함께 만드는 책 놀이터
예문당 이야기

절판을 결정하는 한 출판인의 심정

by 예문당 2010. 3. 26.

생전 주문이 없다가 갑자기 주문이 몰리는 책들이 있습니다. 어디 선정 도서인지 딱 요맘때쯤 한 100~200권 주문 오고 남은 기간 잠잠하죠. 그렇게 한철 장사 할 수 있는 것도 다행일지도 모릅니다. 아예 꼼짝않고 창고에 쌓여 있는 책들도 다수 되니까요.

그런 책들이 서서히 재고가 줄어 이제는 창고를 아무리 뒤져 보아도 찾을 수가 없군요. 교보, 예스, 인터파크, 알라딘에서는 매일 주문이 들어오는데 내 보낼 책은 없습니다. 오늘 결국 품절되었다고 알렸습니다. 재판을 찍을까 말까 고민되어 절판 통보까지는 하지 못 하였습니다.


인천 OO여중에서 채택하여 사용되는 '청소년 참 예절'도 얼마전 품절 되었습니다. 하도 간절히 책을 요구하는 서점들이 많아서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되겠다 싶더군요. OO여중을 수소문하여 담당 선생님께 품절 되었으니 다른 책으로 바꿔 주십사 하고 부탁드렸습니다. 참 죄송하더군요. 우리책 좋다고 채택하여 꾸준히 사용해 주셨는데 말입니다.

영업 상무님께서는 나가는 책 왜 안찍으시냐고 하십니다. 그렇게 하나둘씩 절판하면 무슨 책을 파려고 하냐고 물으십니다. 위 책들 판권을 보았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찍은 책들이군요. 10년 가까이 걸려 2000부 팔았네요. 다시 2000부를 인쇄 하여 10년간을 팔아야 한다. 아무래도 답이 나오지 않는군요. 출판도 엄연한 사업이니까요. 

그 외에도 재고들이 소진되어 가는 책들이 몇 몇 눈에 들어 오네요. 절판 하자니 아쉽고 다시 찍자니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좋은 신간들을 얼른 내야 할텐데 괜히 맘이 조급해집니다. 상당수의 책들을 절판할 듯 합니다. 좋은 내용의 책들은 다시 새롭게 내려 합니다. 당장 모든 것을 할 수 없겠지만 차근차근 하나씩 해 나갈 것입니다. 

독자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더 이상 책을 공급해 드릴수 없어 죄송합니다.


p.s. 지금 한참 주문들어오는 '논어의 세계로 풍덩'은 어디서 이렇게들 찾으시나요? 아시는 분 없나요?

            <출처 : Flickr> 너무 뭐라 하지 마세요. 절판을 결정하는 저도 슬프단 말입니다.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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