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Flickr>
오늘 사랑의 모습은 어제의 모습과 같을 까요?
연애시절 사랑의 감정과 시간이 지나 자식을 키우며 느끼는 감정은 또 다른 모습일 것입니다.
김용옥 선생은 노자 도덕경 1장을 설명하며 자신이 대만 유학시절 보았던 뮤지컬 영화 '지붕 위의 바이올린'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립니다. 평생 고생하며 살아 온 어느 유태인 노부부. 사랑하던 자식들이 하나 둘 결혼해서 떠나가고 막내까지 결혼식을 올리고 난 후, 둘만 남겨지고 노신사는 늙은 아내에게 외칩니다. "우리는 사랑한다 말해 본 적이 있는가?"
평생 사랑과 신뢰로 살아가지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사는 것이 많은 우리들의 모습일 것입니다.
노자 도덕경 1장은 "도를 도라고 말하면 그것은 늘 그러한 도가 아니다."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1장
道可道, 非常道;
도가도, 비상도;
도를 도라고 말하면
그것은 늘 그러한 도가 아니다.
이름을 이름지우면
그것은 늘 그러한 이름이 아니다.
이름이 없는 것을
천지의 처음이라고 하고,
이름이 있는 것을
만물의 어미라 한다.
그러므로
늘 욕심이 없으면
그 묘함을 보고,
늘 욕심이 있으면
그 가장자리만 본다.
그런데 이 둘은
같은 것이다.
사람의 앎으로 나와
이름만 달리했을 뿐이다.
그 같은 것을 일컬어
가물타고 한다.
가믈고 또 가믈토다!
모든 묘함이
이 문에서 나오지 않는가!
영원불변을 추구하는 서양철학(근대 들어서면서 그런 불변의 진리에 대한 자신감은 많이 사라집니다)과 달리 동양인들에게 "불변"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단지 우리의 생각이 변하지 않을 뿐이죠. "도를 도라고 말한다"는 것은 변하지 않을 수 없는 도를 변하지 않는 우리의 생각속에 집어넣는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우리 생각속에 들어간 도는 실제 도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사물에 이름을 짓고 그 의미를 고착시킨다면 그 이름은 이름 구실을 하지 못 할 것입니다.
연애시절 저의 아내는 종종 저에게 사랑한다고 해달라고 요구해서 저를 당황하게 하였습니다. 이런 표현이 익숙하지 않은 저로서는 고역이 아닐 수 없었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요구이니 들어 줄 수 밖에 없었지요. 지금은 애들 키우고 사느라 바빠서 그런지 이런 요구가 확실히 줄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사랑한다는 말로 표현하지는 않더라도 우리 부부는 어제와는 다르지만 늘 그러한 사랑으로 오늘을 살아 갈 것입니다. 가끔 토닥거리기도 하면서 말이죠. ^^
- 책 쟁 이 -
노자와 21세기 - 1 - 김용옥 지음/통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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