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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문당 - 함께 만드는 책 놀이터
독서 후기

읽을수록 빠져들게 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 그리스인 조르바

by 예문당 2011. 9. 20.

가끔 숙제같은 느낌의 책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언젠가는 꼭 읽겠다고 마음먹게 만드는 책이죠. 이 책도 참으로 뜸을 많이 들이다가 지난 6월 도서전에서 구입했던 책입니다. 


이 책이 궁금했던 가장 큰 이유는, 작년 가을부터 올 여름까지 고형욱 작가님의 책을 가장 많이 읽었는데(4권) 이 분의 블로그 제목이 '조르바의 춤'(go Zorba)[링크]이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책 '지식인의 서재'[링크]에서 조국 교수님께서 추천하신 책이기도 했고,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에서 김정운 교수님[링크]께서 추천하신 책이기도 했습니다. 


책을 읽었지만 여전히 저자의 이름은 발음이 안되고 혀가 꼬입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장편소설인 '그리스인 조르바'는 그가 실제 만나서 함께 사업도 했었던 실존인물 '기오르고스 조르바'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조르바와의 첫 만남에서 소설이 시작됩니다. 소설 속에서 저자인 '나'는 35살. 나를 두목이라 부르는 조르바는 환갑의 노인입니다. 조르바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입니다. 내가 머리로 이해한다면, 조르바는 가슴으로 이해하고 몸으로 표현합니다. 그래서 조르바의 행동들이 좀 충격적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머리로 이해하고 침묵하는 경우가 많아서일지도 모릅니다. 또한 주인공 나와 제가 동갑이었기 때문에, 그가 고민하는 모습들 속에서 제 모습들이 좀 보였고, 연륜이 있는 조르바의 조언 속에서 엄마의 충고를 듣기도 했습니다. 

"조르바 씨, 이야기는 끝났어요. 나와 같이 갑시다. ...(중략) 그러다 심드렁해지면 당신 산투르(기타같은 악기)도 치고..."

"기분 내키면 치겠지요. 내 말 듣고 있소? 마음 내키면 말이오. 당신이 바라는 만큼 일해 주겠소. 거기 가면 나는 당신 사람이니까. 하지만 산투르 말인데, 그건 달라요. 산투르는 짐승이오. 짐승에겐 자유가 있어야 해요. ... 그러나 처음부터 분명히 말해 놓겠는데, 마음이 내켜야 해요. 분명히 해둡시다. 나한테 윽박지르면 그때는 끝장이에요. 결국 당신은 내가 인간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 이겁니다."

"인간이라니, 무슨 뜻이지요?"

"자유라는 거지!"


24쪽, <그리스인 조르바> 중에서...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읽었던 책이기도 합니다. 요즘 여러가지로 답답한 세상입니다. 삶의 목표가 생존이 되고, 태어날 자식들이 고통스러울까봐 출산을 주저하고, 이미 태어난 자식들이 죽음을 선택하기도 하지요.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나는 인간답게 살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답답한 삶에 대한 물음 속에서 조르바를 통해 영혼의 자유를 만나보면 어떨까요? 
 

그리스인 조르바 - 10점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열린책들
2000년 4월 25일 초판 1쇄 발행
2009년 12월 20일 세계문학판 1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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