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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기

어쩌면 잊고 싶은, 그러나 잊을 수 없는 기억 - 안녕, 내 모든 것

by 예문당 2013. 7. 17.

1994년 여름, 김일성 주석의 사망소식이 전해지던 날을 기억합니다. 무척 더운 토요일이었습니다. 마침 엄마 생신이어서 친척들이 모두 우리 집에 모인 날이기도 합니다. 그 때에 저는 고2였습니다.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삼풍 백화점도 무너졌던 그 때에요. 


얼핏 읽었던 글에서, 이때를 배경으로 한 성장소설이 있다는 것을 보고는 갑자기 소설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겪었지만 잊고 지내던 그 때를 배경으로 어떤 이야기들을 그려냈을까 하고요. 그래서 만나게 된 책, <안녕, 내 모든 것>입니다. 




프롤로그는 "김정일이 죽었다."로 시작하고, 본문은 "김일성이 죽었다."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1978년생인 3명에 대해 주로 그들이 고교생이었던 1994-1996년에 반포, 한남동 등을 배경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시기에 다른 지역에서 학교를 다니던 어쩌면 친구들의 이야기여서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생각지 못했던 각각의 인물들을 특성과 결말을 보며 놀랐고, 슬펐고, 씁쓸하기도 했어요. 


30대 중반이 되어 살다보니, 요즘은 "삶"에 대해 많은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을까 등등이요. 인생에 정답은 없어보이지만, 방향은 있는 것 같아요. 나를 위해서라도, 자녀교육을 위해서라도 방향을 돌아봐야 할테니까요. 오랫만에 책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내가 잊고 지내던 일들을 생생하게 기록한 글들을 보면서 새삼 작가의 힘을 실감할 수 있었고요. 


소설이기에 자세한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만, 30대 중반을 보내고 있는 제 또래의 사람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소설을 좀 더 읽어봐야겠어요. 


안녕, 내 모든 것 - 10점
정이현 지음/창비
2013년 7월 13일 초판 1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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