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예문당 - 함께 만드는 책 놀이터
예문당 이야기

재난 현장에서 로봇은 인류를 구할 수 있을까?

by 예문당 2017. 1. 16.

영화나 애니매이션을 보면 고성능 로봇들이 등장하여 외계에서 침공한 적들로부터 인류를 보호하거나 재난으로부터 사람들을 구합니다.  

나는 옵티머스 프라임!

현실은 어떨까요? 현재 인류의 로봇 기술은 어느 수준일까요? 재난이 발생했을 때 로봇이 현장에 출동하여 재난 현장을 수습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최근 인류의 로봇 기술의 현주소를 알 수 있었던 사례가 바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일 듯 합니다. 당시 규모 9.0의 지진으로 인해 초대형 쓰나미가 발생하였습니다. 이 쓰나미로 인해 원전의 전원이 중단되면서 냉각장치가 작동을 멈추어 결국 원전은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태는 어느정도 수습되는듯 하였지만 지금도 여전히 원전 내부로 스며든 물이 계속 방사능을 머금은 채 바다로 흘러 나오고 있는 현실입니다. 


방사능 물질로 가득 차 있는 원전 내부, 사람은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내부 상황이라도 확인이 된다면 복구 계획이라도 세울 수 있을 텐데 말이죠. 그럼 사람 대신 로봇이 투입되면 어떨까요? 사고 현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일본이었습니다.

2000년에 소개된 이후로 꾸준히 기능이 개선되어 온 혼다의 아시모

후쿠시마 원전을 관리하던 도쿄 전력은 '로봇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합니다. 그러나 로봇은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사고현장을 복구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당시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투입된 로봇은 '드론'입니다. 도쿄전력은 수소폭발이 일어난 원자로의 하늘에서 관찰하기 위해 미국 군사용 소형 드론 티호크를 후쿠시마 상공에 띄웠습니다. 그럼 원자로 건물 안에 투입된 로봇은 어떤 녀석들이 있었을까요? 당시 인간형 로봇 중에서 최고로 여겨지던 아시모의 투입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아시모의 기능과 운동 능력이 다른 어떤 로봇보다 뛰어난 것은 사실이었지만 재난 현장에 사용되기 위해 개발된 로봇이 아니었기 때문에 현장 투입은 현실화 되지 못하였습니다. 대신에 군사용, 재난지역 탐사용 캐터필러형 로봇이 후보에 올랐습니다. 최종적으로 원전에 투입된 로봇은 미국 아이로봇사가 개발한 팩봇이었습니다. 

팩봇은 원자로의 출입문을 비틀어 열고 들어가는데 성공하지만 출입문 주변을 둘러보는데 그치고 맙니다. 원자로 내부에 쓰레기가 많아 이동이 어렵고 전파 송수신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점, 무엇보다 2층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사다리를 올라가야 하는데 팩봇의 구조상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팩봇은 건물내의 방상선량을 측정하고 내부 영상 자료를 확인하여 추후 복구 작업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을 줍니다. 로봇에게 뭔가 더 큰 활약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러운 활약상일 것입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무엇을 연구한 것인가, 인류의 로봇 기술 수준이 이정도인 것인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보여준 로봇들의 활약은 인류의 로봇 기술에 대한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덕분에 사고 이후 과학자들은 해답을 찾기 시작합니다. ‘인간을 구하는 로봇을 과연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이 질문에 답을 내놓기 위해 전 세계 과학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것은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주최한 ‘재난대응로봇 경진대회 DRC ’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에 DARPA 이야기부터 계속 하도록 하겠습니다. ^^;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 우승, 대한민국 휴보의 도전 그 4년간의 이야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