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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후기

7세 예비초등 엄마에게 현실에 눈뜨게 해주었던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특강 후기

by 예문당 2011. 4. 16.

지난 월요일, 서울시 금천구 평생학습관 개관기념으로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특강이 1시간동안 열렸습니다. 큰아이는 올해 7살입니다. 예비초등 엄마로서, 걱정과 두려움을 갖고 있는데요,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될까 궁금해하며 강연장을 찾았습니다.

오후 7시에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조금 일찍 갔었는데요, 주민분들이 별로 관심이 없으신지, 좌석의 절반은 비어있었습니다. 그리고 오신 분들 중에도 학교 선생님들이 많으신 것 같았습니다. 내빈석이었던 맨 앞줄은 관내 교장선생님들이 쭈욱 앉아계셨고, 강연 시작전에 선생님들은 앞으로 나와서 앉으시라는 안내방송이 계속 나왔습니다. 옆에 계신 선생님들 이야기도 계속 들렸구요.


특강이 시작되었습니다. 강연에 앞서, 금천구에 대해 조사를 해오신 것 같았습니다.
금천구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히 읽어나가십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 중식지원비율이 가장 높은 구, 가장 가난한 구
- 비만률, 저체력, 체력5등급이 가장 많은 구
- 정신건강은 가장 좋은 구. 정신보건 1등

경쟁에 덜 휘둘려서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 같다구요. -_-;;;; 네. 제가 사는 금천구에서 저는 초, 중, 고를 다 나왔습니다. 이렇게 성적표처럼 구의 상황을 수치로 들으니 기분이 좋지는 않더군요. 여기서도 잘하는 친구들은 잘 합니다. 오늘 특강의 주제가 '꿈의 교육, 행복한 교육혁명'인데 시작은 배가 산으로 가는 느낌입니다.


한국 교육은 전세계 1등이라죠? 피사(PISA)에서 2009년 핀란드를 누르고 한국이 당당히 1위를 하였다고 합니다. 왜이렇게 핀란드 교육을 찾고 비교하는지 이유를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피사에 대한 검색도 해봤습니다.

관련글 : OECD, 2009 피사 결과

피사(PISA)3년마다 열리고 75개국이 참가한다고 합니다. 고1학생들을 대상으로 전세계 학력평가를 하는 것이죠. 2009년 피사에서 한국이 1위, 핀란드가 2위를 했습니다. 우리나라 학생들 참 대단하죠? 그런데 교육의 모범이 되는 국가로의 연수는 한국이 아닌 핀란드로 간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와 핀란드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길래 그럴까요?

핀란드의 사교육비GDP대비 0.2%, 한국은 2.5%안팍
한국은 핀란드대비 1.7배 학습
한국은 자기주도학습이 아니고 엄마주도학습, 학원주도학습
이라고 합니다. T.T
학력은 세계 최고, 인성은 세계 꼴찌. -_-;;;

듣고 있는데, 한숨만 나오더라구요. 도대체 이런 상황 속에서, 저는 아이 교육을 어떻게 시켜야하나요? 어렵습니다. 어려워요. 무엇이 이런 상황을 바꿀 수 있을까요?

곽노현 교육감께서는 아이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교사와 엄마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 중 특히 교사죠. 선생님들이 많이 오셔서 그런지, 인성꼴찌인 아이들을 가르치시느라 힘드실꺼라 그런지 교사의 노고에 대한 칭찬과 이해에 대한 말씀이 많으시더라구요. 선거에 당선되신 분이라서 그런지, 선거유세를 듣는 듯한 느낌도 조금 났습니다.


혁신학교에서 답을 찾으시겠다고 했습니다. 교육이 백년지대계인데요, 앞에 계신 분들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과를 내놓으셔야겠지요. 어쩔 수 없이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혁신학교를 지지하지만, 금천구 초등학교 중에는 혁신학교가 1곳이고, 그 마저도 아이가 입학할 예정인 학교가 아니기에, 솔직히 힘이 빠지더군요. 그렇게 혁신학교만 강조하시면, 다른 학교에 입학하고, 다녀야하는 사람은 어쩌라는 것인지요. @,@

문예체 교육을 강조하셨습니다. 문화+예술+체육일까요? 네. 저도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공교육으로 안되죠. 사교육이 채워줄 수 있는 부분입니다. T.T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깊은 독서'에 관한 부분입니다. 독서의 중요성이야 새삼스럽게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특히 학생들에게 있어서는 더하겠구요. '깊은 독서'를 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한국은 35%로 OECD 평균인 45%보다 낮았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바빠서 책읽을 시간도 없지요.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깊은 독서'를 하는 학생들 가운데 32%가 사회경제적으로 상위계층에 속한 학생들로, 비교 대상 국가 가운데 이 비율이 가장 높았다고 합니다.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서도 읽을 수 있는 것인데 이럴수가요. 학교에서 지도가 안된답니다. 가정에서 부모님께서 끌어주셔야하는가봅니다.

'양극화'만 깊게 느끼고 왔습니다. 그러면 저는 어디일까요? 상층? 하층? 중간에서 위를 쳐다보며 발버둥치고 있는 평범한 대한민국 엄마일 뿐입니다. 문예체도 신경을 써야겠지만, 적어도 독서라도... 함께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 읽는 책, 부모님도 함께 읽어보세요. 그리고 함께 이야기 나눠보세요.
저는 오늘도 아이들 재우고 책을 듭니다. 저를 위해서, 아이를 위해서, 미래를 위해서요.

관련글 : '학업성취도 양극화' 9년새 더 커졌다  - 한겨레 201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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