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하게, 언젠가는 탈무드를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탈무드 속의 우화는 몇편 들어서 알고 있지만, 완역이라든지 탈무드를 충실하게 소개한 책 말이죠. 요즘 제가 고전읽기에 관심이 많아서 의미있는 책들의 완역본을 한권씩 찾아보고 있습니다.
탈무드로 검색을 해보면 주로 우화집이 보이지만, 이 책은 웬지 경전으로서의 탈무드의 느낌을 주어서 선택을 했는데, 첫 페이지의 탈무드 소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탈무드>란 무엇인가?
<탈무드>는 오래전부터 구전되어 오던 내용을 집대성한 것으로써 '구전 성경' 으로 불러지기도 하였는데 서기 3~5세기에 이르러서야 완성되었다. <탈무드>는 <구약>에 관한 현자와 선지자들의 지혜를 5천여 명 이상의 랍비가 모여 10년이란 세월에 걸쳐 재해석과 토론과정을 거쳐 편찬한 것으로써 모두 20권, 12,000페이지, 250만 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내용이 매우 풍부하고 복잡하다.
크게는 종교, 법률, 민속, 윤리, 의학, 미신의 내용을 포함하고, 작게는 일상생활, 음식, 목욕, 복장, 수면 등 유대인의 삶 전반을 포괄하고 있다. <탈무드>는 <구약>의 잠언을 기본으로 삼으며 신화, 시가, 우화, 도덕적 반성, 역사적 회고 등 다양한 소재와 내용이 풍부하고 생동감이 넘친다.
유대인 한 명당 한 권씩 가지고 있다는 <탈무드>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생 읽어도 항상 새로움을 더해주는 책이다.
이렇게 방대한 분량이었다니요. 제가 알고 있던 탈무드는 원전의 극히 일부분이겠고, 300쪽인 이 책도 원전에 비하면 아주 작은 부분이겠지요?
이 책은 기존의 우화집과는 차례도 다릅니다. 1장 사람의 도리, 2장 자신과 타인, 3장 결혼과 가정, 4장 육체생활, 5장 도덕생활, 6장 사회생활로 구성되어있는데, 깨달음을 주는 부분도 있지만, 문화적인 차이를 느끼게 해주는 부분들도 많았습니다. 내용이 어렵지 않아서 읽기는 수월했습니다. 하지만 청소년보다는 성인에게 적합하다고 생각됩니다.
탈무드를 제대로 읽어보고 싶다면 영문 원서로 읽어보는 것을 추천해주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제가 그렇게까지 할지는 모르겠지만, 추후 좀 더 깊이있는 내용의 책으로 지혜의 원천을 맛보고 싶습니다. 원전의 분량에 비해 아쉬움은 남았지만, 인상깊었던 부분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그 중 한가지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달콤한 지식
유대인 아이들은 첫 번째 수업시간이 되면, 가장 좋은 옷을 입고, 랍비나 학문이 있는 자와 함께 교실로 들어간다. 교실에 들어가면 깨끗한 석판에 꿀로 히브리어와 간단한 <성경> 구절이 쓰여 있다. 아이들은 석판에 발라진 꿀을 먹으면서 히브리어를 배운다. 그리고 선생님들과 함께 꿀 과자와 사과, 호두를 즐긴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지식은 꿀처럼 달콤하다고 배운다.
한 선생님이 가르치는 학생은 스물다섯 명을 초과하지 않으며, 그 수를 초과할 경우 보조교사를 채용한다.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을 우수한 학생과 같이 앉혀서 그를 이끌도록 한다. 학생이 잘한 부분을 칭찬하고, 실수를 해도 벌주지 않는다.
191쪽, <탈무드> 중에서..
지식이 꿀처럼 달콤하다는 것을 저는 요즘 느끼고 있습니다. 학생때 느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하지만 지금이라도 느끼고 있으니,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큰아이에게 이런 것들을 알려주고 좋은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탈무드라는 경전에 대해 알게 된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가볍게 탈무드를 만나보고 싶으시다면, 이 책이 괜찮으실 것 같고요.
탈무드 - 사이니야 엮음, 김정자 옮김/베이직북스 2009년 6월 22일 초판 1쇄 발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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