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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문당 - 함께 만드는 책 놀이터
독서 후기

김용택 시인과 도법 스님에게 듣는 '삶'이란..

by 예문당 2012. 5. 15.

지난달, 요즘 말로 멘붕 상태에 빠졌습니다. 이웃에게 예상치 못했던 테러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삶'이란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런 일들이 생길까. 머리가 복잡했습니다. 처음에는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책도 눈에 안들어왔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만난 이 책에서 많은 위안을 받았습니다. <시인과 스님, 삶을 말하다>입니다.



도법 스님과 김용택 시인을 정용선님께서 인터뷰하시고 정리해서 출간하신 책입니다. 책은 8장으로 구성되어있는데, 홀수장은 김용택 선생님의 말씀이, 짝수장은 도법 스님의 말씀이 전해집니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문제들을 겪게 됩니다. 나 때문인 것도 있고, 남 때문인 것도 있지요. 어떻게 문제를 풀어나가면 좋을까요. 이 분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떻게 문제들을 풀어나가셨을까요. 두 분께 듣게된 중요한 키워드들은 자연, 공동체, 연대, 비폭력 평화주의, 환경 등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비폭력 평화주의를 좀 더 깊게 탐구해볼 생각이고요. 


어쩌다 못된 짓을 했더라도

착한 행동으로 덮어버린다면

그는 이 세상을 비추리라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


<시인과 스님, 삶을 말하다> 246쪽, <법구경>에 실린 게송(偈頌)


어쩌면 저는 매일 못된 짓을 하는지도 모릅니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아이에게 잔소리하고, 아내라는 이름으로 남편에게 잔소리하고, 자식이라는 이름으로 부모님께 효도하지 못하고, 마치 세상의 중심이 저인 것처럼 행동할 때가 많으니까요. 반성하면서도 늘... 그래요.


제 그릇을 좀 더 키우고 싶습니다. 착한 행동으로 좋은 마음으로 부끄러운 저의 못된 짓을 덮어버리고 싶고요. 그래서 세상을 밝게 비추고 싶습니다. 저도 구름을 벗어난 달이 되고 싶어지는데, 가능할까요? 


시인은 이 세상 모든 일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종합하는 사람이에요. 자세히 보면 무엇인지 알게 되고, 무엇인지 알면 의미가 생기고, 의미가 생기면 관계가 맺어지고, 관계가 맺어지면 생각이 일어나요. 생각이 일어나면 그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면서 이 세상의 모든 것이 그 안으로 들어오게 되고요. 자기가 살아온 삶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면서 철학적 삶과 태도가 생가고, 그럼으로써 신념이 생겨요. 이 신념은 이데올로기적인 신념이 아니라 이 세상에 대한 신념, 즉 세상에 대한 믿음이죠.


<시인과 스님, 삶을 말하다> 290쪽, 시인 김용택 편 중에서.. 


요즘 제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중입니다. 길가에 핀 꽃도 관찰하고요. 그랬더니 조금씩 세상에 눈뜨는 것 같습니다. 공부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아이도 이렇게 공부하도록 알려주고 싶습니다. 저의 이런 변화는 딱 1년전에 들었던 김용택 선생님 특강 덕분이기도 합니다. 


결국, 두 분께 배운 '삶'이란 더불어, 함께 잘 사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나만 잘 되어가지고는 나 혼자서만은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니까요. 멘붕상태를 겪으며 실제로 깊게 깨달은 부분이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두 분의 말씀, 귀담아 듣고 싶습니다. 



시인과 스님, 삶을 말하다 - 10점
도법.김용택 지음, 이창수 사진, 정용선 정리/메디치미디어
2009년 10월 15일 초판 1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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