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한권씩 있을만한 책. 사과가 쿵! 울트라 초특급 베스트 스테디셀러죠. 제가 어휘가 부족하여 이정도밖에 표현을 못합니다. 끙!
이 책을 처음 만난 것은 4년전이에요. 제가 2006년 8월 베이비페어에서 아이 첫 전집을 샀습니다. 프뢰벨 영아테마동화. 그때가 큰아이 10개월이었는데요, 그 때 만났던 영업사원 아주머니께서 이 책을 강추하시더라구요. 의성어 의태어 천국이라서 꼭~~ 읽어줘야한다구요.
제가 이 책을 구입하던 시점이 보드북으로 막 출간되었을 때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보드북 초판 2쇄를 구입했지요. 이 책은 일본에서 1981년에 소개되었으며, 국내에서는 양장본으로 1996년 8월에 처음 소개된 책입니다. 일본 그림책이 좋은게 많죠.
저는 이 책을 4년동안 수도 없이 읽었습니다. 큰 아이 때 읽어주고, 또 읽어주고.. 둘째 아이 때 읽어주고 또 읽어주고... 그러던 중! 얼마전에서야 이 책의 그림이 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글자만 봤거든요.
이 책의 내용은 간단합니다.
갑자기 큰 사과가 쿵! 하고 떨어집니다. 그러자 여러 친구들이 와서 사과를 먹는다는 이야기에요. 나중에 비가 왔을 때에는 사과가 우산이 됩니다.
근데 이 책의 주인공이 누구일까요? 사과일까요?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을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개미.. 책 표지부터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일렬로 나란히 사과를 먹고 퇴장하죠.
책 표지부터 등장하는 개미를 발견한건 4년만에 처음이었어요. :)
나비와 벌도 사과를 먹고 가지요.
애벌레는 좀 오래 먹습니다.
작은 덩치로 사과를 다 돌아다니다가 다 먹으니 조용히 빠지지요. ^^
그런데 아주 재미있는 캐릭터를 발견했습니다.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사과에 머물러있는 캐릭터인데요 두더지입니다. 보통 다른 캐릭터들은 먹고 빠지거든요.
사과가 떨어지자마자 등장해서 계속 먹죠. 얘는 친구들이 오든지 말든지 관심도 없어요. 그런데 사과를 먹다보니 위 7번 그림에서 보듯이 내려갈 수가 없습니다. 친구들이 다 파먹어버려서요. 8번에 매달려있는 모습은 애처롭기만 한데요, 고민하면서 계속 눈치보던 두더지가 13번에 드디어.. 기린의 도움으로 내려오게 됩니다.
정말 너무너무 사랑스러운 책입니다. 군더더기가 없고, 모든 캐릭터가 살아있어요. 어른들은 그림책을 들었을 때, 자연스럽게 시선이 글자로 가기 때문에 그림을 깊게 보지 않습니다. 제가 6살 큰아이에게 글자를 안가르치는 이유 중 하나에요. 저희 아이는 글자를 모르기 때문에 그림만 집중해서 보거든요. 게으른 엄마에게 딱 맞는것이죠. 요즘 조금씩 글자를 익히고 있습니다. ^^;
4년간 그림책을 봐오면서, 이런 그림책들을 만날 때마다 너무 즐겁고 기뻤습니다. 아이와 저는 그림책을 볼 때마다 이렇게 보물들을 찾아내고 있어요. '사과가 쿵'만 해도 그림속에서 찾을 수 있는 단어가 얼마나 많나요. 두더지, 개미, 애벌레, 벌, 나비, 다람쥐, 토끼, 돼지, 너구리, 여우, 악어, 기린, 코끼리, 곰, 사자, 사과, 우산, 비, 잔디, 구멍 등등.. 이것만해도 20개가 됩니다. 의성어 의태어만 천국이 아닌것이죠.
'그림책육아'[링크]의 저자 쿠하맘 정진영씨는 책 속에서 15개월 아이와 품앗이를 했다고 합니다. 그때 '사과가 쿵' 독후활동으로 8절 도화지 6장을 붙여놓고 크게 사과와 풀을 그린 후, 색종이를 아이들과 찢고 도화지 한장씩 나눠갖고 붙인 후 모아서 작품을 만들어보았다고 했습니다.
저도 오랫만에 힌트를 얻어서 독후활동을 해봤습니다.
색종이가 없어서 잡지를 찢어서 해봤어요. 22개월 아들래미의 첫 작품입니다. ^^
엉성하지만, 아이가 너무 좋아하네요. 벽에 붙여줬더니 자랑합니다.
시준아 시준이가 만든 꿍! 어딨어? 하면 벽을 가르키고, 누가 했어? 하면 손가락으로 자기 자신을 가르키는데요, 그 때 표정이 장난 아닙니다. 스스로 만족해하는 표정. ^^
요즘 블로그에서 본 내용인데요, 어떤 부모님들은 아이들 추천도서 목록에 있는 책을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쌓아놓고 억지로 읽히게 하나봅니다. 일단 입력이 많아져야하니 책을 많이 읽히는 것도 좋지만, 이 아이들.. 부모님께서 안볼 때에는 책을 웬지 안 볼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부모님도 작전이 좀 필요한 것 같아요. ^^
유아들도 추천도서 목록이 있어서, 그 책들만 골라서 읽히시는 부모님들도 많으실텐데요, 양으로 승부하려고 하기 보다는.. 책 한권이 가지고 있는 내용을 온전히 파악하신다면, 글자도 몇 자 안되는 이 그림책값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진 않으실 것 같아요. 그림책은 그림이 중요한 것이지 글자 한번 읽어보는 것이 중요한게 아닙니다. 글자없는 그림책도 있구요.
요즘은 그림책을 잘 안삽니다. 한 때 정신없이 책을 사들인 때도 있었지만, 갖고 있는 책 속에서 이런 보물을 발견하는 재미를 알았기 때문이지요. 여러분도 가지고 계신 그림책에서 아이와 함께 보물을 발견해보세요. 엄마 아빠가 책에 빠지면.. 따라쟁이 아이들은 책을 안볼 수가 없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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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가 쿵! (보드북) - 다다 히로시 지음, 정근 옮김/보림 2006년 7월 15일 보드북 초판 1쇄 발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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