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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문당 - 함께 만드는 책 놀이터
독서 후기

여행의 의미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된 사연

by 예문당 2010. 10. 19.

오랜만에 다시 펼친 첫 배낭여행 앨범에서 찾은 사진입니다. 13년전 가을, 저는 스위스 Kleine Scheidegg을 지나 JungFrau을 향해 산을 오르고 있었군요.




얼마전 책으로 옛 지인을 만나게 된 사연을 소개하였습니다.

책으로 옛 지인을 다시 찾게 된 사연[링크]

"스물아홉, 나는 충동적으로 떠났다." 다르게 시작하고픈 욕망 서른 여행』의 머리말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저도 서른살이 되던 그 때를 돌아보면 서른살이 된다는 것을 애써 부정하고 싶었습니다. 내 나이 서른인데 마땅히 이루어 놓은 것도 없고 초라하기만 한 제 모습을 보면서 말이죠. 서른이라는 나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가지 않을까 합니다. 인생의 전환기라고 할까요?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결혼을 하였거나 결혼이라는 단어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나이이고 수년간의 직장 생활을 경험하고 자신이 제대로 살고 있나에 대해 한 번 돌아 보게 될 나이.

저자는 스물아홉의 자신에게 뭔가 특별한 서른을 선물하고 싶었답니다. 그렇게 떠난 여행에서 인도의 한 사막에서 담담하게 서른의 아침을 맞이합니다. 서른이 되었다고 갑자기 없던 인생에 대한 혜안이 생긴다거나 갑자기 백발이 된다거나 하지 않습니다. 매일 호흡하는 공기를 새롭게 느껴보려 깊이 들이 마셔 보지만 별다르지 않습니다.

예전 배낭여행을 다니던 그 때를 떠올리며 중간중간 미소 짓기도 하고 가슴 뭉클함도 느끼며 마지막까지 읽어내려갔습니다. 마치 저자와 함께 여행 이야기를 나누는 듯 합니다. 

나에게 여행이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제가 유럽을 가보고 싶었던 것은 어린 시절 책이나 잡지에서 보던 유럽의 고성들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막연히 유럽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고 할까요? 중세 유럽의 기사라는 판타지 말입니다. 계속 생각만 하다가 97년도 드디어 떠납니다. 30분 단위로 짜여진 일정표를 들고요. 

낭만적인 여행을 상상하지만 현실은 그리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버스표는 매진되어 일정을 변경해야하고 목적지에 도착하였지만 숙소를 구하지 못해 추위와 거리의 부랑자에게 시달리며 종종 노숙도 합니다. 소매치기들에게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들을 수 있습니다. 여행 초기 낯선 풍경에 감탄을 연발하지만 며칠 지나면 그것도 일상이 되고 맙니다. 

더 이상 고성, 박물관, 성당이 저에게는 의미가 없습니다. 내가 이 곳에 온 원래의 의미가 사라진 지금 또 다른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그 후, 진정한 자유여행이 된 듯 합니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머물고 싶을 때 머물고, 가고 싶을 때 가고.

지금와서 첫 배낭여행을 돌아보면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었던 세계를 현실적으로 바라보게 해주고 제 자신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매일 지겹게 보던 예술품들이었지만 덕분에 미술품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게 되었지요.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습니다. 여행도 마찬가지입니다. 삶의 연륜과 함께 여행도 점점 더 깊이를 더하겠지요. 오늘도 저는 세계를 여행하는 꿈을 꿉니다. 계속 생각하고 있으면 언젠가는 이루어지는 날이 오겠지요. 

- 책 쟁 이 -
서른 여행 - 6점
한지은 지음/장서가
2010년 8월 25일 초판 1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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