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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후기

안철수, 박경철이 이야기하는 '내 아이, 건강하게 키우는 교육' - 청춘콘서트 후기

by 예문당 2011. 8. 23.

지난 금요일, 일산 아람누리에서 열리는 청춘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이 날 강연은 박경철 원장님께서 트위터에서 소아당뇨 후원자들에게 교육을 주제로 한 강연을 열어주신다고 하셨었는데요, 그 약속을 지키신 것입니다. 저도 후원자 자격으로 초대받았습니다.


소아당뇨 후원자들에게는 맨 앞 중앙의 한블럭을 배정해주셨더라고요. 2시간 먼저 도착해서, 맨 처음으로 자리를 배정받았습니다. ^^


점심을 먹고 와보니, 많은 분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청춘콘서트는 2시 정각에 시작되었습니다. 오늘로서 15회를 맞고, 3년째 진행중이라고 하셨습니다. 오프닝 공연으로 김미린씨가 '우리는(송창식)'과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김광석)' 두 곡을 불러주셨습니다. 


박경철 원장님과 안철수 교수님 두분께서 시작하신 청춘콘서트에, 다른 분들도 출연하신다고 들었었는데요, 오늘은 두분이 중심이 되고, 게스트로 심상정 전 위원님과 교육전문가 이범 선생님께서 나오셨습니다.

오늘은 주제는 '교육'은 저의 최대 관심사이기도 합니다. 저는 7살, 4살 두 아이를 둔 엄마니까요. 2시간동안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요, 그 중 몇가지만 정리해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뒷모습


아이들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성장합니다. 아이들의 전두엽이 미성숙했는데, 언어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은 죄의식만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부모에게 위선을 떠는 행동을 하게 하는 것은 바로 부모죠.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만이 교육입니다.

안철수교수님 : 아버님께서 50대에 새로 생긴 가정의학 전문의 자격증을 공부해서 받으셨습니다. 그래서 40대에 공부하러 유학가는 것이 자연스러웠습니다. 지금 82세이신 아버님께서는 여전히, 부산 달동네에서 환자를 보고 계시고, 환자가 없는 시간에는 책을 보십니다.

박경철 원장님 : 아버지가 파출소 순경이셨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집에서 100일 탈상을 하셨습니다. 아버님께서는 매일 퇴근하시면 30여분동안 할아버지 영정 앞에서 대화를 나누셨습니다. 그 때가 중1이셨는데, 어른들 눈에는 귀신이 보이는 줄 알았습니다. 지금은 책상에 아버지 영정이 놓여있습니다. 힘들 때 아버지 영정과 대화를 나눕니다.

아이가 효도, 사랑, 평화를 알기를 바라면, 원하는 것 이상으로 실제로 행하고 보여줘라.
이것이 부모로서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태도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합니다. 종이에 장단점 20가지를 적게 하면, 단점은 잘 보는데 장점은 잘 못찾는다고요. 아이들에게 좋은 태도를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한데, 자신이 갖고 있는 나쁜 태도를 버리게 하는 데에서 출발합니다. 나쁜것을 버리고, 좋은 것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길러주어야할 것 입니다.



독서



책은 쉽게 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사람이 한 분야에서 치열하게 살고, 고민하고, 경험한 것이 책 1권이 됩니다. 책 1권에 한사람의 10년 이내의 경험이 담겨 있습니다. 19세기까지 의사들은 명의와 일반의 사이에 수준차이가 많이 났습니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그 차이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 이유가 바로 책과 교육의 힘이죠.

책을 1년에 100권, 150권 읽는다는 양적인 목표만 놓고 세우면 스쳐지나가는 추억이 됩니다. 10권 20권을 읽더라도 그 내용을 보고 나름대로 고민하고, 그런 것들을 자신의 인생이나 경험에 비추어 생각해보면서 깨달음으로 변환하는 노력이 있다면, 10권, 20권을 읽어도 그 사람의 인생이 바뀝니다.

독서는 지혜를 얻도록 하는 것인데, 독서로 지식을 넣으려고 하면 아이 머리는 하드디스크가 되어버립니다. 지혜는 가르친다고 전할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삶을 만나고, 접근하고, 생각하지 못하면 지혜는 생기지 않습니다. 아이를 지식덩어리로만 만들면 안됩니다.



진정성


부모가 자식에게 해줄 수 있는 것 중 가장 중요한 것 '진정성'. 여자친구에게 선물공세를 하고 '오빠 믿지?'라고 묻는 것은 불안감에서 오는 말입니다.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겠지요. 부모의 진심은 어떤 것일까요? 다른 사람으로부터 느낄 수 없는 것을 아이는 부모로부터 느껴야합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나에게 돌을 던지는 사형수라도, 부모는 그 옆에 움막을 치고 자식을 지킵니다. 내 자식에 대한 태도, 진심어린 눈빛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닐까요?



교육제도


 심상정 전 위원께서 들려주셨습니다.

우리 교육제도를 관통하는 상징적인 한마디는 '1명이 10만명을 먹여살린다'는 말입니다. 17대 국회가 끝나고 핀란드에 가보니, 핀란드 교육정책하시는 분은 개개인의 장점, 개성을 살려야한다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우리는 1등을 만드는 교육, 핀란드는 꼴찌를 없애는 교육을 합니다. 여기에 중요한 시사점이 있습니다.

공교육 강화, 방향성을 어떻게 잡아야할까요? 초중고 석차를 없애야한다고 봅니다. 석차로 줄세우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습니다. 원래 일본하고 우리나라였는데, 일본도 요즘 바뀌었습니다. 점수로 나누지, 석차로 줄세우지 않습니다. 

상대평가가 아니고 절대평가로 바꾸어야합니다. 핀란드나 노르웨이는 4지선다와 5지선다를 경험하지 못합니다. 평가 방법의 개선이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지금의 교육제도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하고 교사의 양과 질이 대폭 늘어나야합니다.

핀란드 중학교는 학생 18명에 2명의 교사가 수업을 합니다. 우리나라 교사가 대폭 늘고, 수업방법도 협동하고 토론하는 교육방법으로 바뀌어야합니다. 진보교육감들이 추진하는 혁신학교들이 그렇습니다. 지역에 국립대나 도립대를 중심으로 통폐합하고 그 지역 내에서 최대한 일자리를 보장하는 패턴으로 출발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학은 결국 일자리와 사회적 순환과 근거리에서 이루어져있기 때문입니다. 


사교육


현장교육전문가 이범 선생님께서 들려주셨습니다.

사교육 문화,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시나요?

우리나라 모든 사교육 중 가장 심각한 해악을 끼치는 사교육은 중학교 종합반입니다. 국영수사를 모두 책임져주는 곳입니다. 전문학원으로 스스로 종합반을 만드는 경우도 똑같습니다. 왜냐면 아이는 종합반에 드는 순간, 공부에 대해 어떤 계획도 세울 필요가 없어집니다. 계획을 세우는게 금지되는 것입니다. 중학교때가 결정적인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중학교 때 스스로 뭔가를 하기 시작해야하는데 종합반이 방해하는 것입니다.

초등학교때 방학때 선행학습하려고 학원에 보냅니다. 학기 시작하면 학교에서 배웁니다.학기 중에 학원에서 배웁니다. 총 3번이죠. 중간/기말고사때 한번 더 배우면 총 4번. 철저하게 수동적인 방법으로 반복학습하여 집중력이 떨어집니다.
 
대입사교육은 폐해가 그에 비하면 적구요. 지금하고 기성세대하고 청소년하고 누가 공부에 대한 요령이 좋았을까요? 지금은 스스로 공부해 본 경험이 없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사회생활하다보면 스펙이 같아도 운명은 마음가짐이 나눕니다. 얼마나 창의적인가, 선택의 순간에 얼마나 도전정신을 가지고 있는가, 다른 분야에 대해 시선을 돌릴 수 있는가(상식과 포용력) 등입니다. 사회에 나와서 성공한 순서는 학교 성적순이나 서열순이 아닙니다.

서울대연고대 가는 아이들은 미국의 아이비리그아이들보다 글쓰기/말하기/협동(팀웍능력)이 부족합니다. 어릴 때부터 줄곧 옆 친구를 제친 친구들이 서울대에 갔기 때문입니다. 마지막까지 승부를 볼 수 있는 방법은 고시, 그래서 서울대가 고시학원이 되는 것입니다.



두 시간의 강연을 마치고, '젊은 그대'를 함께 부르며 청춘콘서트가 끝났습니다. 함께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무척 가슴벅찬 자리였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나서,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필요한 것은 '생각하고, 표현할 줄 아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할 필요도 없고, 생각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점이 너무 많은 것 같아서요. 생각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 제 아이들도 그렇게 키우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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