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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문당 - 함께 만드는 책 놀이터
독서 후기

업무차 떠나는 여행길에 읽은 책 한권 - 터키

by 예문당 2010. 5. 7.
                                      
Mustafa Kemal Atatürk

위 사진은 터키의 국부(國父)로 불리우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투르크입니다. 1910년대말 오스만 제국의 힘이 약해지면서 서구 강대국에게 국토의 대부분을 빼았기는 위기에 실지회복(失地回復) 전쟁을 승리로 이끌면서 1923년 터키공화국을 세운 터키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입니다. Atatürk는 아버지를 뜻하는 'ata'와 터키인을 뜻하는 'türk'의 합성어로 터키인의 아버지라는 뜻입니다. 

제가 다니던 회사는 계수기(돈 세는 기계)를 만드는 곳이었습니다. 터키는 회사의 큰 거래처중 하나였지요. 그래서 터키 리라를 접할 기회가 많았는데 터키 지폐에 등장하는 인물이 Atatürk입니다. 현지 거래처 사무실에 방문하였을 때도 이 분의 사진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무실뿐 아니라 이스탄불 곳곳에서 이 분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대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여 현지 동료에게 "이 사람 누구에요?" 물어 봤더니 "Atatürk."라는 간단한 답만 들을 수 있었지요. 

세번째 이스탄불 방문할 때, 공항 서점에서 책을 보다가 보니 제가 터키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어, 터키 관련서적을 찾으니 리수 출판사에서 출판한 '신화와 성서의 무대, 이슬람이 숨쉬는 땅 터키'라는 책이 있더군요. 터키까지 가는 긴 비행 시간동안 한 권을 다 읽었습니다.

책에서는 터키가 위치한 아나톨리아 반도의 역사로 시작해서 터키 전역에 있는 유적지들을 설명한 후, 터키의 문화, 사회 전반에 대해 설명합니다. 터키라는 나라는 제가 어렴풋하게 느끼던 것 이상으로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지닌 나라이더군요. 아타투르크에 대한 이야기도 비중있게 다룹니다. 공화국을 세우고 그가 행한 개혁들, 왜 그가 지금까지 터키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처음 이스탄불 방문했을 때, 이스람 국가라는 선입견을 깨고 예상외로 개방적인 모습에 놀랐는데 지금 그런 모습 뒤에는 아타투르크라는 사람이 있지요.

다시 만난 현지 동료와 이런 저런 얘기하던 중에 책에서 읽었던 내용들을 얘기하며 아는 척을 하니 그런 것을 어떻게 알았냐며 매우 좋아하는 눈치입니다.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 친구가 만원짜리 지폐에 그려진 세종대왕을 보고는 이 분이 한글을 만드신 분 아니냐고 하면 우리도 역시 좋아하겠지요. ^^

터키 사람들에게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얘기가 바로 축구 이야기일 것입니다. 업무차 현지 은행에 방문하여 일을 할 때면 은행 직원들과 접촉할 일이 많은데 대다수가 축구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2002년 월드컵 이야기, 터키 축구  이야기. 다행히 책에서 터키 클럽 축구에 대해 다루어서 약간의 지식이 있었기에 그들과 공통의 주제를 이야기 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읽은 책이 영업에도 도움이 되니 일석이조가 아닌가 합니다.


이왕 시작하였으니 터키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해볼까 합니다. 위 사진은 2007년 여름 이스탄불 탁심거리에 있는 한 카페에서 현지 동료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다가 찍은 사진입니다. 앞에 보이는 바다는 동양과 서양의 경계인 보스포루스 해협입니다. 건너편 가운데에 보이는 곳은 톱카프 궁전, 그 오른편에 보이는 건축물은 아야 소피아, 우리가 성 소피아 성당이라 부르는 곳입니다. 탁심은 우리나라 명동과 같은 거리로서 현지인과 관광객들로 붐비는 번화가 입니다.

여기서 맥주 마신 것이 4번째 이스탄불 출장이었는데, 이때까지 저는 소피아 성당은 물론 이스탄불에서 유명하다는 관광지들 어느 곳도 방문하지 못하였습니다. 항상 빡빡한 출장 일정에 일만 하다가 돌아오곤 하였습니다. 그것이 한이 되었는지 어느날인가는 자다가 "블루모스크!"하며 잠꼬대를 하더라는군요. 이날도 이렇게 멀리서 소피아 성당을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이 날 맥주가 큰 응원이 되었는지 다음날 일이 잘 해결되어서 꿈에도 그리던 소피아 성당을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1500년전에 세워진 소피아 성당. 그 웅장한 모습 앞에 제가 서 있습니다. 너무나도 가슴 벅찬 순간입니다.

소피아 성당에서 바라본 블루 모스크입니다. 이제 한국에 돌아가도 여한이 없을 듯 합니다.

관광을 즐기지 못하지만 엔지니어로서 출장다니는 것도 나름 즐거움이 있습니다. 일반 관광객들은 경험하지 못하는 현지인들의 일상을 그대로 엿볼수 있다는 것이죠. 현지인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문화를 즐깁니다. 이런것들은 패키지 관광객들은 결코 경험할 수 없는 매우 귀중한 경험들이죠.

탁심의 재래시장에서 현지 동료들과 저녁을 먹으며 찍은 사진입니다. 왼쪽 아래 부터 시계방향 순으로 Asaf, Ata, Muntaz, 저, Atila입니다. Ata앞에 놓인 잔의 우유빛 액체는 Raki라는 이쪽 지방 술인데 향이 참 특이합니다. 귀국할 때 아버지, 장인어른께 선물했는데 맛 보시더니 바로 손을 놓아 버리시더군요. - -;; 40~50도 가량되는 독한 술입니다. 원액은 투명이지만 물과 섞으면 저렇게 우유빛깔로 변합니다.


제가 이스탄불 마지막 출장갔을 때는 Serkan이라는 친구에게 청첩장도 받았습니다. 사정이 있어 결혼식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먼 나라에서 온 이방인에게 이렇게 청첩장을 전해준 그 친구에게 아직 고마운 마음이 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어 이스탄불을 찾는다면 다시 한 번 보고 싶군요. 보고싶네 Serkan~

- 책 쟁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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