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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문당 - 함께 만드는 책 놀이터
독서 후기

여행에 무슨 기술이 필요할까?

by 예문당 2013. 3. 20.
"여행할 장소에 대한 조언은 어디에나 널려있지만, 우리가 가야 하는 이유와 가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듣기 힘들다. 하지만 실제로 여행의 기술은 그렇게 간단하지도 않고 또 그렇게 사소하지도 않은 수많은 문제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 여행의 기술 중에서 -

알랭 드 보통의 유명세에 비해 제가 그의 글을 접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습니다. 지난해에야 비로소 그의 저서를 처음으로 접하였으니까요. 그 책은 바로 <여행의 기술>

'여행에 왠 기술?'. 목적지 정하고 다녀오면 될 것을 거창하게 기술까지 들먹이는 이 사람은 대체 누구인지 궁금해집니다. 

책은 여행을 계획하며 느끼는 '기대에 대하여'로 시작합니다.

'세상은 안내책자에 나와 있는 모습과 다를 때가 많다' -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 중에서

이국적인 풍경, 따사로운 햇살, 맛있는 현지 음식과 평생 잊지 못할 행복한 추억을 꿈꾸며 우리는 여행을 계획합니다. 그러나 막상 여행을 떠나는 순간부터 또 다른 생존의 장으로 들어섭니다. 자유여행이라면 말할 것도 없고 패키지라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숱한 돌발 상황의 연속인 우리 인생은 여행 출발하기도 전에 우리 발목을 잡을 핑게를 만들어 우리를 떠나지도 못하게 만들 수도 있고, 설사 출발했더라도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는 많은 장애물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목적지에서 우리는 따사로운 햇살은 커녕, 여행 기간 내내 불안한 마음으로 폭풍우와 싸우다 돌아오게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여행자라면 생각하고, 접하게 될 문제들에 대해 알랭 드 보통은 선배들의 자취를 따라가며 자신의 경험과 오가는 글 쓰기를 합니다. 그 과정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이 책 한권에 그의 팬이 되어 국내에 출간된 책들을 차근차근 읽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사막을 건너고, 빙산 위로 떠다니고, 밀림을 가로질렀으면서도, 그들의 영혼 속에서 그들이 본 것의 증거를 찾으려 할 때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사비에르 드 메스트르는 먼 땅으로 떠나기 전에 우리가 이미 본 것에 다시 주목해보라고 슬며시 우리 옆구리를 찌르고 있다."

라는 귀절로 마무리하는 책은 사뭇 의미심장합니다.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여행의 기술'은 결국 주변의 사물을 주의깊게 살피고, 느끼고, 생각하는 힘이 아닐까 합니다. 

                                                                                                   - 책 쟁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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