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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기

진짜 나답게 살고 있는가 - 1인분 인생

by 예문당 2012. 3. 16.

나에 대해 생각하며 살고 계신가요? 나는 누구인가. 내가 원하던 것은 무엇인가. 내가 원하던 모습대로 살고 있는가. 혹시 잊거나 애써 외면하고 지내시지는 않으셨나요?


30대가 되면서 마음먹은 것은, 전업주부로 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29살 10월에 첫아이를 낳고 산후조리가 끝나면서 맞는 서른은 참으로 든든했습니다. 30대에 할 일을 찾은 느낌이었으니까요. 내 아이가 10살이 되기까지는, 나의 30대는 나의 가정을 위해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내 나이 40살부터는 나를 찾아가며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제가 틈틈히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도, 제 꿈을 찾아나가기 위한 과정입니다. 

아이가 커가고, 나이를 먹고, 제가 꿈꾸던 마흔이 다가올수록 많은 부담들이 다가옵니다. 자신감도 점점 없어지구요. 열정은 식어가고, 건강도 예전같지 않고, 걱정만 늘어갑니다. 이제 슬슬 철이 드는 것 같기도 하구요. 다른 사람의 삶도 궁금해졌습니다. 그러던 중 <나는 꼽사리다>에 출연중인 자칭 C급 경제학자 우석훈 박사님의 이야기를 만났습니다. 


<나는 꼽사리다>를 들으며 이 분은 어떤 분일까 궁금했습니다. 아이는 아직 없으신 것 같고, 아내는 태권도 사범이시라하고, 고양이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 이 분, 정말 궁금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드는 생각은, 우석훈 박사님은 스스로에 대해 정말 알고 계신 것 같습니다. 20대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 30대에 잘 몰랐던 것들을 40대가 되면서 찾아가시는 듯하고 그 이야기들이 잔잔하게 울려퍼졌습니다. 


어쨌든 내가 10대들에 대한 연구 축 하나를 계속해서 열어 놓고 있는 것은 조기유학 가지 않고, 학원 다니지 않는 10대들이 어떻게 하면 부모 잘 만나서 대충대충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밀리지 않고 나름대로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그걸 고민하기 때문이다. 특목고 가지 않고, 그냥 공교육에 있는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평온하게 한평생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그게 수년 전부터 내가 가지고 있는 질문이다.

298쪽, <1인분 인생> 중에서.. 


이 이야기가 바로 요즘 제가 하는 고민입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저도 좋은 부모가 되고 싶고, 좋은 환경을 물려주고 싶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그저 평범한 엄마일 뿐입니다. 평범한 내 아이가 잘 살 수 있는 그런 환경, 사회를 물려주고 싶습니다. 그것을 위해 노력하며 살고 싶습니다. 

우석훈 박사님의 이 고민을 보면서, '아, 이 분이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시구나'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런데, 그러면 나도 좌빨인가? 라는 엉뚱한 질문과 함께요. 사실 저는 좌우 이런거 잘 모릅니다. 그런 것이 저에게 중요한 문제도 아니고요. 그냥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을 뿐입니다. 

이 책을 읽고 제 마음에 위안도 얻고, 희망도 얻었습니다. 하지만 들려온 것은 한미FTA 발효에 따른 우석훈 박사님의 삭발 소식. 삭발하는 경제학자가 대한민국에 한명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이야기에  마음이 더 무거워졌습니다. 



<나는 꼽사리다>를 통해 우석훈 박사님을 알게 되었지만, <1인분 인생> 이후에 이 분의 이야기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 박사님의 목소리가 더 크게 울려퍼졌으면 좋겠습니다.  


1인분 인생 - 8점
우석훈 지음/상상너머
2012년 2월 29일 1판 1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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