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상암동 누리꿈 스퀘어에 방문할 일이 있었습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멀리서 보니 참 독특한 모양의 건물이 눈에 띄이더군요. 가까이 가서 보니 마포구청이었습니다.

주위경관과 어울리지 않게 현란한 모양새. 유리로 몸을 두른 모습. 언제부터인가 지자체들이 신청사 짓기 경쟁이라도 하는 듯 합니다. 그런 건물의 모습을 보면 거북함을 느낍니다.  마치 웅장한 모습으로 떡 버티고 서서 우리에게 군림하려는 듯 한 모습으로 보입니다. 자신들이 새로 지어 놓은 그 건물을 보면서 시민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고민은 해 봤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서울의 모양새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봅니다. 한강 유람선을 타보면 마치 아파트를 사열하는 듯 합니다. 주위 경관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나홀로 고층 빌딩들. 이런 와중에 잠실, 용산 여기 저기 세계 최고의 고층 빌딩을 짓는다고 난리네요. 

금요일, 집에 퇴근하여 보니 "김민수의 문화 사랑방, 디자인 사랑방" 이라는 책이 있더군요. 아내가 그린비 출판사의 동시나눔 이벤트에 참가하여 받은 책이라고 합니다. 이벤트 담당자 분의 친필 사인과 엽서도 함께 보내주셨습니다. 그린비 지우님 감사합니다. ^^

김민수 교수는 머리글에서 강하게 한국 사회를 비판합니다. 열정은 사라지고 자본주의 논리에 잠식된 대학, 재정착 할 수 없는 뉴타운, 광장으로서의 기능이 의문스러운 광화문 광장, 죽은 적이 없는 강을 살리겠다는 '4대강 살리기'. 

소중한 가치를 잃어 가는 한국 사회의 문화적 치유에 대해 말합니다. 우리 내면의 열정을 기억하고, 이를 소통하고 연대 하는 것. 우리 사회의 진실을 꿰뚫어 보기 위해 시각문화와 디자인에 주목해야 한다고 합니다.

정신적, 사회문화적, 미학적 성찰을 담지 못하고 구호와 이미지만을 남발하는 명품도시, 감성도시, 친환경도시 건설, 디자인거리 조성 및 간판 정비 사업 등 수많은 개발사업들로 우리 사회의 열정을 표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디자인'을 얘기합니다. 

그동안 추구한 개인적 정서의 자족적 미학을 넘어 공공성에 기초해 사회적 가치로 소통하고 교감해 신뢰를 형성하는 미학으로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우리 사회의 시각문화에 대한 독해력를 증진해야 한다고 합니다.

본문은 2005~2006년 사이 김민수 교수가 라디오 방송을 위해 썼던 원고들을 정리하여 모아 놓은 형식입니다. 그런 이유로 본문은 매우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한국 사회의 왜곡된 가치관을 그대로 반영하는 광고들
옷과 휴대장치의 미래를 보여주는 퀵 아저씨의 복장
친일 행적이 뚜렸한 조각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김구, 안중근 동상.
정치적 색채로 구설수에 오른 '위대한 의자, 20세기 디자인전'
기념사업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은 숭모사업
이탈리아 문화의 정체성
헤이리 북하우스에서 발견한 옛 책들
백남준, 고우영, 오윤, 윤이상, 이철수, 김홍도, 카르티에-브레송, 나라 요시토모, 키아로스타미, 보드리야르, 세바스티앙 살가도의 예술 이야기
고층빌딩에 대한 환상
서울 신청사에 대한 고찰
새 디자인의 자동차 번호판
노들섬 오페라 하우스
선유도 공원

등등등. 한 마디로 정리하기 어려울 정도로 광범위한 분야의 이야기를 합니다. 아무래도 디자인, 문화라는 것이 우리 생활 모든 분야에 관련되기 때문이겠지요.

김민수 교수가 다시 글을 쓴다면 각 지자체들의 신청사의 디자인에 대해서 한 마디 하지 않을까요?

서울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던 중에 좋은 책을 만나게 되어 매우 반가웠습니다.

- 책 쟁 이 -
 
김민수의 문화 사랑방 디자인 사랑방 - 10점
김민수 지음/그린비
2009년 12월 30일 초판 1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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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greenbee.co.kr/blog BlogIcon 그린비 지우 2010.02.09 09: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트랙백 보내주셔서 들렀는데 와, 후기 잘 봤습니다. 정말 나누면 두배, 세배가 되는 모양이에요. 감사합니다. ^^
    지자체 관련해서 김민수 선생님이 언급하신 책이 작년 초에 출간되었었답니다. 주요 광역시의 도시 디자인을 다룬 『한국 도시디자인 탐사』라는 책이구요. 보시는 시각이 이 책과 꼭 맞아 떨어지네요. 트랙백 엮고 갑니다. ^^*

    • Favicon of https://yemundang.tistory.com BlogIcon 예문당 2010.02.09 10: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역시나 쓰셨군요.
      지자체들이 벌이는 디자인 낭비에 가만 계실분은 아니라 생각했는데... ㅎㅎ 그렇군요.
      제가 게을러서 미처 찾아 보지 못했군요.

  2. Favicon of https://tirun.tistory.com BlogIcon 티런 2010.02.09 10: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포구청이 저리 변했군요.
    그냥 쓰러지는 모습같습니다...쩝

  3. Favicon of https://paramalay.tistory.com BlogIcon 끝없는 수다 2010.02.09 16: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저 모습을 보면서 건물이 신기하다 했는데, 구청이군요. 개콘의 장동혁이 한 쓴소리가 생각이 나는군요~~~

  4. Favicon of https://badjunko.tistory.com BlogIcon 못된준코 2010.02.09 16: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헉...서울에 있을 때 마포구청 바로 앞에 살았는데....저렇게 변하다니...참..
    독특하긴 하네요.`~~

    • Favicon of https://yemundang.tistory.com BlogIcon 예문당 2010.02.10 04: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독특하기는 하죠.
      지난주 매경에서인가? 친환경, 그린을 표방하고 지은 지자체 건물들이 에너지 소비하는 하마라고 보완 공사를 계획중이라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한마디로 말만 번드르하죠.

  5. Favicon of https://exceltong.tistory.com BlogIcon 엑셀통 2010.02.10 00: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디자인에 대한 외형과 구조적인 디자인에 대해서 생각해본적이 있습니다. 물론 자의적인 발상은 아니였지만 직장다니며 앞서가는 조직문화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며..내가 몸담고 있는 CEO는 동료는..다른 이유를 찾았죠..결국..제 자신이 먼저 깨닫고 변해야할것을..
    디자인이란 어휘가 나날이 절 되돌아보고하네요

    • Favicon of https://yemundang.tistory.com BlogIcon 예문당 2010.02.10 04: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디자인이란 그 외형 못지않게 기능적인 측면도 중요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디자인에 담긴 철학 말이죠. 결국 디자인의 출발은 사람들의 필요에 의해 필요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미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고요.
      그런데 지자체들이 짓는 건물을 보고 있노라면 보여주는 것에 상당히 연연해 하는 것 같아 화가 납니다. 속빈 강정이죠. 50년, 100년 후에 그 건물들이 어떤 의미로 다가 올지.

  6. Favicon of https://leeesann.tistory.com BlogIcon pennpenn 2010.02.10 05: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포구청도 신축했군요~
    좋은 책이네요~

  7. Favicon of https://yemundang.tistory.com BlogIcon 예문당 2010.02.10 10: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뜻하지 않게 좋은책을 만났지요. ㅎㅎ
    개콘에서 동혁 행님이 청사 신축 애기도 했더구만요. 나라전체가 개발한답시고 난리입니다.

  8. Favicon of http://www.markjuhn.com BlogIcon mark 2010.02.10 11: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서울에 있는 대부분의 건축물 디자인에 대하여 불만이 많답니다. (네? 갖거나 말거나라구요?) 주위 환경에 저혀 걸맞지 않은 디자인을 볼때마다 왜 이렇게 밖에 못하나 하는 ....
    특히 요즘 지자체 관공서 건물들.. 그들의 청사들을 보면 건축미는 고사하고 크기로 경쟁하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그게 다 누가 낸 돈인가요? 이런 만행을 통솔하는 법은 없나요?

  9. Favicon of https://ilovemytree.tistory.com BlogIcon 걸어서 하늘까지 2010.02.10 14: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신적, 사회문화적, 미학적 성찰을 담지 못하고 구호와 이미지만을 남발" 하는 도시가 되어버렸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요즘 정말 진실이 외면되고 허울과 거짓만이 난무 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10. Favicon of http://whitewnd.tistory.com BlogIcon Whitewnd 2010.02.24 16: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와 동대문 역사박물관에 가서 느꼈는데요... 세계적인 건축가가 디자인했다는데 오히려 겉보기엔 뭔가 별로인 -_- 불편한 건축물을 보았습니다...
    건물이라면 인간, 환경과 소통해야 하는데. 화장실 하나 찾아가기 힘든 건물 내부 구조를 보면서 건축디자인이 인간 위에 군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죠.
    그러던 와중에 이 책을 알게 됐네요.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

    • Favicon of https://yemundang.tistory.com BlogIcon 예문당 2010.02.25 10: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세계적인 건축가가 건물이 지어질 장소를 직접 방문해 보았을까요? 궁금하네요.
      중요한 말씀을 해 주셨군요. 소통. 그러나 아직은 군림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