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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기

아토피로 힘들어하는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만들어준 책 - 내 아이의 전쟁, 알레르기

by 예문당 2011. 6. 3.

7살 큰아이에게 아토피피부염이 있습니다. 두돌 전에 가장 심했었지만, 좋아졌다가 작년 겨울부터 다시 아이를 힘들게 합니다. 엄마의 마음은 참으로 간사한 것 같습니다. 아이가 아프면 부디 건강하게만 해주세요.. 라고 바라지만, 아이가 건강하면, 공부도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 고개를 들더라구요. 저도 그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는 엄마입니다.

요즘은 한의원 치료를 받고 있는데요, 얼마전에 출간된 신간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책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바로 구입해서 읽어보았습니다.


EBS 다큐프라임 <내 아이의 전쟁, 알레르기>를 책으로 엮은 것인데, 저는 TV 프로그램은 보지 않았고, 책으로만 읽어보았습니다. 표지 디자인은 '아이의 사생활', '아이의 식생활'[링크]과 세트 느낌입니다.

차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내 아이의 전쟁, 알레르기' 차례

prologue 정보의 홍수에서 건진 아토피 치료의 핵심


PART 01 가나의 시골 마을에는 아토피가 없다

미치도록 가려운 아이들
내 아이의 아토피, 과연 유전 탓일까?
아토피의 습격은 아직 남아 있다


PART 02 가려움과 스테로이드 사이에서

가려움증을 참지 못하는 이유
스테로이드 공포에 휘둘리는 부모
일본의 10년, 우리가 배워야 할 것


PART 03 아토피는 몸과 마음의 병이다

아토피는 아이 마음에 상처가 된다
치료의 중심에는 아이가 있다
다시 쓰는 아토피 치료의 원칙


PART 04 음식이 아이를 공격한다

무조건적인 식이 제한이 부른 화근
치명적인 공포, 아나필락시스
아토피와 식품알레르기의 경계
면역과잉반응으로 인한 소아질환


PART 05 아토피에 대처하는 부모의 자세

미치도록 가려운 아이들
100m가 아닌 마라톤을 뛰는 마음으로
우리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


epilogue 피부의 상처가 아닌 아이의 내면을 들여다보라


책의 앞부분에서는 스테로이드를 찬양하는 듯한 느낌도 들지만, 결국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양방의 관점에서 의사와 상의하여 적절한 치료를 하라는 것입니다. 무조건 피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지요. 저는 사실 스테로이드에 대한 공포로 양방보다는 한방으로 치료를 하고 있는데요, 이 책이 한방의 관점에서는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아쉽기는 합니다.

책 안에서 만성질환을 앓는 아이들의 스트레스 정도와 그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알아보는 '빗속의 아이 그리기 Draw a child in the rain' 검사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종이와 색연필을 준 후 빗속에 있는 아이의 그림을 그리게 하는 검사로 비의 양, 비가 오는 기간, 비를 피하는 도구의 사용 유무, 그리고 도구의 효율성 등으로 아이의 스트레스 정도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보통의 아이는 비도 적게 내리고 우산이나 우비 등 비를 피할 도구를 함께 그리는데, 아토피피부염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아이들은 우산도 없이 비를 그대로 맞는 상황을 그린다고 합니다. 비의 양도 훨씬 많고, 내리는 기간도 매우 긴 시간을 언급하고요. 다음은 책에 소개된 그림입니다.


위쪽이 보통 아이가 그린 '빗속의 아이'이고, 아래쪽이 만성질환이 있는 아이가 그린 '빗속의 아이'라고 합니다. 확실히 차이가 나지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저희 아이도 그림을 그리도록 해보았습니다.


우산도 없고, 비도 아주 많이 내리고 있습니다. 비가 오는 기간을 물으니 '엄청 한참동안 많이' 내린다고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아이의 마음을 읽고나니 갑자기 눈물이 났습니다.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지 못한 것이 너무너무 미안해서요.

아이가 아프면, 엄마는 죄인이 됩니다. 아이가 아픈 것이 모두 엄마 탓이 됩니다. 주변에서도 말이 많아집니다. 이건 해봤냐? 여긴 가봤냐? 아직도 안해봤냐? 등등..... 더불어 엄마도 생각이 많아집니다. 임신중에 음식을 잘못 먹어서 그럴까? 밥을 제대로 안해먹여서 그럴까? 목욕을 제대로 안해주어서 그럴까? 등등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데, 큰아이만 아토피가 있습니다. 같은 환경에서 키워도, 큰아이에게만 증상이 나타나니 임신중 먹었던 음식들만 강하게 의심을 하며 지내고 있었지만, 이 책은 아이의 마음도 저의 마음도 다시한번 되돌아볼 수 있도록 해주어서 고마웠습니다.

아이 팔에 있는 상처를 보며 늘 언제 나을까?만 이야기하다가 상처에 뽀뽀를 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가 놀라며 저를 안아주었습니다. 자신이 아픈 것이 엄마에게 미안하기도 했었나봅니다. 제가 더 미안했습니다. 마라톤하는 마음으로, 생활습관도 바꾸며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아이 피부의 상처도, 아이 마음의 상처도 사라지면 좋겠습니다.

내 아이의 전쟁 알레르기 - 8점
EBS <내 아이의 전쟁, 알레르기> 제작팀 엮음/지식채널
2011년 4월 11일 초판 1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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